▲방송 장면 갈무리
MBC
부부의 또 다른 문제는 채무였다. 남편이 건강 문제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면서 부부는 생계를 위하여 배달 일을 시작했으나 수입은 신통치 않았다. 현금과 카드가 없었던 부부는 결국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아이들의 명의로 소액결제를 거듭하면서 막대한 빚이 쌓여갔다. 충격을 받은 오은영은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어른들 선에서 해결해야지, 아이들에게 신용불량을 안겨주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우려했다.
공황장애와 함께 남편에게 나타난 또다른 문제점은, '분노조절'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남편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거나 자신의 뜻대로 상황이 풀리지않을 경우, 이성을 잃고 극도로 분노하는 모습을 수시로 드러냈다.
남편이 밝힌 공황장애의 시작은, 2017년경부터 부모님과 형제까지 가족들이 연달아 사망하는 비극을 겪으면서부터였다. 특히 큰 산처럼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다는 어머니의 죽음은 남편에게 큰 상실감을 남겼다. 남편은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또한 남편은 어린 시절 무서운 아버지로부터 수시로 가정폭력을 당했다는 아픈 추억을 고백하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남편의 증상이 악화되면서 아이들과의 관계도 멀어졌다. 아프기 전에는 아이들에게 다정했고 소통도 잘했다는 남편은, 공황장애 증상 이후로는 아이들에게 무서운 아버지로 바뀌었다. 남편은 집안에서 사소한 일에도 아이들에게 정색하고 야단을 치거나 맥락 없이 화를 내기 일쑤였다. 자칫 큰 싸움으로 번질 것을 우려한 아내도 남편을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했다. 시한폭탄 같은 남편의 기분에 따라 집안 분위기는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아이들도 아빠의 병을 알고는 있었지만 어린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아빠가 자신을 미워한다"며 어린 막내가 언니 품에 안겨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첫째 아들은 그러한 아빠와 가족들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는, 불도 꺼버린 채 오랫동안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에는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아들이 신고하여 경찰이 충돌한 일도 있었다고. 크게 부부싸움을 하던 남편은 말리던 아들에게 운동기구를 집어들며 폭력적인 위협을 가했고, 이 사건은 아들에게도 큰 충격이 됐다.
남편도 이러한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지만 "애들에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아이들은 나를 무서운 아버지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스스로 답답해했다.
아이들의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