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
프로배구 한국전력 권영민 감독KOVO

지금부터 2년 전의 한국전력은 나름 성공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와 임성진, 서재덕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강력했고 중앙에는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신영석이 섰다. 세터는 하승우가 맡았다.

한국전력은 이 선수단으로 2022-2023시즌 '봄 배구'에 올라 구단 사상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홀로 안정 택했던 한국전력, 뼈아픈 실패

한국전력을 이끄는 권영민 감독은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 기존 선수들을 데리고 2023-2024시즌에 나섰다.

반면에 봄 배구에 오르지 못했던 OK금융그룹은 V리그 최초로 일본 출신의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데려왔고, 한국전력에 패하며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던 우리카드는 선수단을 대폭 바꿔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결과는 냉혹했다. 시즌 내내 중하위권을 위태롭게 전전하던 한국전력은 마지막 6라운드에 4연패를 당하며 그 전 시즌보다 한 단계 떨어진 5위로 마치며 봄 배구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권영민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선수 시절부터 7년째 한국전력에 몸담고 있는 권영민 감독만큼 구단을 잘 아는 사령탑이 없다는 것을 강조했다.

비록 실패했으나 성과도 있었다. 임성진이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공격으로 도약했다.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432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 48.22%(11위), 리시브 효율 39.42%(13위)에 올랐다.

임성진은 한국전력을 넘어 한국 남자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다. 마침내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간판선수로 성장한 임성진의 활약은 올 시즌 한국전력의 부활에 '필요조건'이다.

권영민 감독의 승부수,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토

 프로배구 한국전력 아시아쿼터 야마토 나카노
프로배구 한국전력 아시아쿼터 야마토 나카노KOVO

한국전력은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먼저 2년간 함께했던 타이스를 내보내고 쿠바 출신의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쿠바·등록명 에스트라다)를 새 외국인 선수로 데려왔다.

'맏형' 박철우도 코트를 떠났다. 2005년 출범한 V리그 원년 멤버인 그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하며 19년간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권영민 감독은 새로운 승부수를 준비했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남자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공격수가 아닌 세터를 지명했다. 하승우가 입대하면서 주전 세터가 필요해진 한국전력은 일본 출신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를 뽑았다.

일본 나고야 울프독스에서 뛰었던 야마토는 팀 동료이자 일본 국가대표 세터 모토키 에이로에 밀려 주전으로 뛰지 못하자 V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선수 시절 세터로 이름 날렸던 권영민 감독이 선택했기에 실력은 의심할 바 없었다. 야마토는 현란한 토스로 공격을 지휘했다. 다만 임성진이나 서재덕 등 공격수들과 아직 손발이 맞지 않아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단조로워졌다.

이 때문인지 한국전력은 지난달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 3전 전패를 당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의 전력을 모두 보여준 것은 아니다.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합류한 만큼 적응의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달라진 배구를 볼 수 있다. 한국전력의 변화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것인지가 올 시즌 V리그의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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