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MBC
5월 13일 방송된 MBC 부부상담 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76회에서는 '가족안에서 더 외로운 외톨이 부부'편이 그려졌다.
결혼 17년차 김경률-민소희 부부는 천안에서 거주중인 한국-베트남 국제부부였다. 아내는 원래 베트남 출신으로 국제결혼정보업체를 통하여 한국으로 시집와서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까지 했으며, 남편과는 무려 18살 차이였다.
그런데 사연을 신청한 남편은 아내와 자주 부딪히고 소통이 되지 않는다고 고백하며, 단순히 국제부부로서 문화적 차이 이상의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부부의 일상이 VCR로 공개됐다. 남편은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보수관리 업무를, 아내는 식당에서 맞벌이로 근무하고 있었다. 남편은 사연을 신청하며 아내가 가정과 육아에 철저히 무관심하다는 불만을 호소했다.
올해 17세인 부부의 첫째 아들은 소아우울증과 대인기피증으로 인하여 초등학교 졸업 이후 몇 년째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 아들은 집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남편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과 자녀들을 돌보거나 집안일에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해보였다. 직장에서 귀가한 아내는 아이들의 식사도 부실하게 대충 차려주고는 베트남 지인들과의 영상통화에만 더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남편은 귀가해도 집에서 누구 하나 따뜻하게 맞이해주지않고 데면데면한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남편은 "결혼은 서로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으로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힘이 된다"고 털어놓으며 씁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아내가 남편에게 무관심하고 냉랭하게 대하는 진짜 이유가 밝혀졌다. 아내는 놀랍게도 남편이 17년의 결혼생활동안 생활비를 몇 번밖에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아내는 "남편은 '네가 뭘 아냐? 내가 알아서 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내인 나를 남처럼 생각한다. 정이 완전히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남편은 한때 사기를 당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어머니에게까지 돈을 빌리기도 했다. 정작 아내는 그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남편의 자존심 때문에 중요한 일들을 아내와 공유하지않고 혼자서 처리해왔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내에게 생활비를 벌어오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고.
남편은 "집안상황이 어려우니 아내도 도와달라"는 의도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아내는 "남편은 따뜻하게 말을 한 적이 없다. 너도 이 집에서 살려면 네가 먹고자고 쓰는건 돈을 내야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하며 서로의 주장과 해석이 상이하게 엇갈렸다. 또한 아내는 "남편은 내가 외국인이라서 아내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나한테 맨날 소리지르고 욕을 한다"고 폭로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월급이나 경제적 상황을 아내와 공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거듭해서 '남자의 자존심'이라는 핑계를 내세웠다. 부족한 수입이나 성과에서 내세울만한 부분이 없다는 열등감 때문에 남편이자 가장으로서 체면이 깎이는 게 싫어서 자꾸 감추게 되었다는 것.
이에 오은영은 "아내가 하고싶은 말은, 남편이 나에게 사실을 제대로 이야기해주지않는 것은 나를 무시한다고 보는 것이다. 남편의 좋지않은 모습을 나에게 보이려고 하지않는 것은, 아내에 대한 깊은 믿음과 신뢰가 없기 때문이라는게 아내의 마음"이라고 분석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남편에 대한 서운함을 이유로 아이들에게도 무심하고 냉랭하게 대하는 아내의 문제점 역시 지적했다. 막내인 셋째딸은 5살이 되었음에도 언어발달이 상당히 늦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엄마인 아내는 집안에서 대부분 베트남어를 구사했으며, 코로나19 시기까지 겹치면서 아이가 한국어를 제대로 습득할 시간이 부족했다.
오은영은 "성인 부부사이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의 갈등이 자녀에게 영향이 가서는 안 된다"며 부부 모두에게 진지하게 일침을 놓았다.
한편 아내는 시어머니와도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었다. 아내의 이야기에 따르면 5년전 일본으로 가족여행을 갔다가 큰 싸움이 벌어졌고 시어머니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아내는 시어머니로부터 등을 맞았고 심지어 '죽일X'라는 모진 말까지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아내는 평소에도 시어머니가 외국인 며느리인 자신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호칭도 이름 대신 그저 '야'로만 부르기 일쑤였다고. 또한 부동산 명의 문제로 아내가 궁금한 것을 질문하거나 제안을 했을때, 시어머니는 이유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고서 그저 반대하고 면박만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며 "아내는 자신은 다 피해자이고, 우리 집은 자신에게 피해만 준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런 성격이 저를 많이 힘들게 한다."고 이야기했다.
반면 아내는 가끔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이제까지 아이들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 남편이 계속 이런 식이면 진짜 남편을 버리고 떠날 것"이라고 폭탄선언을 했다.
오은영은 아내와 남편, 시어머니 사이에서 오해과 편견의 골이 매우 깊다며 우려했다. 오은영은 먼저 남편에게 "시어머니에게 부부가 (돈때문이 아니라) 서로의 뜻이 맞아서 결혼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어떤 누구라도 아내와 같은 상황을 당했다면 삶의 근간이 흔들릴 모욕으로 받아들여졌을 것"이라고 아내의 입장을 대변했다.
특히 오은영은 남편의 소통방식에 대하여 "지나치게 방어적"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은영은 "잘못한 게 있다면 솔직히 인정하고 거기서 끝맺음을 하면 되는데, 남편은 항상 그 뒤에 '그런데'하면서 변명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따라붙는다. 이러다보니 미안하다는 말보다는 갈수록 뒷말에 더 무게가 실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는 아내의 오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고부갈등의 또다른 원인이 된 부동산 명의 문제에 대해서는 시어머니의 걱정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는 게 오은영의 진단이었다.
부부의 불화가 빚은 또다른 문제점은 자녀들에게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특히 사회성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아들은 아버지에게 대들며 남편 앞에서 자해까지 시도했다는 충격적인 일화를 털어놓았다.
남편은 아이를 말리려다가 팔꿈치에 눈가를 맞아 큰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로 남편은 대인기피증으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들을 위하여 몇 년째 자신의 일상까지 포기해가면서 아들을 먼저 챙기는 애틋한 부정을 드러냈다.
아내는 아이를 완전하게 치료하기 위하여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남편은 정신병원에 입원한 기록이 남게 되면, 아이의 인생에 두고두고 큰 주홍글씨가 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이에 오은영은 "의료 기록은 회사나 관공서가 절대로 알 수 없다"며 남편의 오해를 정정했다.
오은영도 정색하게 만든 놀라운 '반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