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부부상담솔루션 <오은영 리포트 결혼지옥>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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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은 영상을 보고 난 후 부부의 상황을 "불통"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했다. "불통으로 오해가 생기고, 상대방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까 결국 행복하지 않다고까지 느끼게 된다"라며 악순환을 지적했다. .
사실 남편도 아내가 시할머니를 병원에 모시는 다니는 것이나 맛있는 음식을 차려준 것에 '고마움'은 인지하고 있었고, 말을 전하려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해야지하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잊어먹거나 타이밍이 안 맞아서 결국 안 하게된다"고 털어놓았다. 그나마 가끔 하는 감정 표현도 그저 "괜찮네" 정도가 전부라고.
이에 오은영은 "'괜찮네'와 "참 맛있어"는 의미가 다르지 않나. 그런 표현은 상대에게 '나의 의도를 알아서 해석하라'는 것이니까, 상대를 굉장히 힘들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남편의 입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공감했다. 남편은 직업의 특성상 긴장과 집중을 하지 않으면 언제든 안전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위험한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남편은 퇴근 후 집에서 만큼은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최대한 편안하게 있고 싶어했다. 하지만 성격이 급한 아내는 그런 남편을 빨리 재촉하는 경우가 많았고, 침묵이 길게 이어지는 분위기를 견디지 못했다.
아내가 남편에 대한 서운함이 더욱 커지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밝혀졌다. 아내는 1년전 병원을 찾았다가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병에 걸렸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응이 없었고 지금까지 병원에도 한번도 같이 가주지 않았다고 한다.
속상한 아내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어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남편은 "의사의 이야기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 들었다. 아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 싶다"라며 무심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끝내 남편으로 위로받지 못하고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을 스스로 다독여야 했던 아내는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내는 "지금도 무심한 남편이 앞으로 함께 병원을 다녀줄지도 의심된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의 모습을 영상을 지켜보던 남편은 돌연 눈시울을 붉히며 "내가 많이 무심했다. 무뚝뚝하고 표현을 많이 안하는구나 싶었다"라며 본인의 잘못을 인정했다.
아내의 병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게 아니라 "아내는 미리 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 저는 사서 걱정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아내는 "내가 아파도 꿈쩍을 안 하네? 항상 이런 생각이 드니까 남편에게 믿음이 안 간다"고 남편의 진심에 불신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작 오은영은 남편에 대하여 아내와는 전혀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 "아내는 남편이 아프면 나를 거들떠나볼까? 하시는데, 남편은 거들떠볼 분이다. 굉장히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라는 게 오은영의 평가였다.
이어 오은영은 "물론 표현을 안하는 건 심하기는 하지만, 남편은 중간 과정보다 해결과 결과가 중요한 사람이다. 남편에게는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인지가 더 중요하다"이라고 설명하며 "남편은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행동으로 바로 실천하지만, 장염이나 출산같이 본인이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되는 일은 뒷전으로 물러나는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불안한 심리를 남편이 입을 닫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행동'으로 대신한다면, 아내는 '말'로 표출하며 잠시도 말을 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대조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남편에게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인생을 의논하고 상의하면서 산다는 것이다. 해결과 결과만 중요시하는 게 아니라, 일상과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함께 느끼면서 살아가는 게 가족"이라고 설명하며 "해결과 결과만 이야기하다 보면 상대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아내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겉으로는 아내와 가족에게 그저 무관심한듯 보이던 남편의 반전 실체가 드러났다. 알고보니 남편은 말은 없어도 아내가 요구하는 것들을 묵묵히 다 들어줬다. 아내의 부탁에 자다 일어나서도 바로 청소기를 돌리는가 하면, 늦은 밤 학원에서 귀가하는 딸을 마중나가줬다.
또한 모처럼 가족들이 캠핑을 가서는 더운 날씨에도 불평 한마디 없이 온갖 궂은 일을 모두 해냈고, 술이 한잔 들어가자 표정이 풀리며 아이들에게 애정표현을 하기도 했다. 무뚝뚝하던 남편이 보여주는 뜻밖의 자상하고 따뜻한 면모에 패널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아내의 문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