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컷
CJ ENM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가족, 재난, 스릴이 총집합해 여름에 어울리는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기대하게 했다.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함께하는 재난 영화의 장르적 재미를 생각하며 관람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안개 낀 공항대교의 공포감이 상당했다. 영화 <미스트>의 불안과 혼돈이 떠오르며 현장감은 배가 됐다. 공항을 가려면 건너야 하는 바다 위 다리는 익숙한 공간이 주는 편안함을 전복시키는데 성공적이었다. 라이브 방송을 하며 위험천만하게 주행하던 유튜버의 차량 때문에 시작된 사고는 충격 그 자체였다. 안개로 시야가 좁아진 가운데 무엇이 어디서 날아올지 몰라 위험했다. 보이지 않는 공포가 커졌다.
여덟 캐릭터의 사연도 클리셰였지만, 어쩔 수 없는 통과의례로 받아들였다. 빌런이나 신파 속 캐릭터가 등장해도 이미 면역이 단단히 된 상태라 위화감 없이 지나갔다. 서로 소원했던 부녀라는 설정과 이들의 후반부 팀플레이에 재난 극복과 생존의 키워드가 가미되어가 영화 <부산행>이 떠오르기도 했다. 렉커차 기사 조박을 맡은 주지훈은 반려견 조디와 유쾌한 매력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환기해 주기도 했다.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예수정)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려는 남편(문성근)의 희생, 유리 멘탈의 언니(박희본)와 강철 멘탈의 골프선수 동생(박주현)은 대비되는 캐릭터들의 자매애를 보여주며 극에 활력을 더했다. 비밀리에 신형 무기를 만들다가 실패한 프로젝트의 책임 연구원 양 박사(김희원)는 나사 빠진 불안함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영화를 보며 드는 복잡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