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멤버 진이 군 제대 후 참석하는 첫 번째 행사가 개최 이전부터 논란을 야기했다. BTS 소속사인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이하 '빅히트')은 매년 방탄소년단이 데뷔한 6월을 맞아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진행중인 <페스타>(06.02~06.13)의 일환으로 12일 전역 예정인 진이 참석하는 '허그회'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일 공지했다.  

​1년 6개월에 걸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돌아오는 진과 팬과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그를 기다려 왔던 아미(BTS 팬덤)에겐 반가운 소속이 아닐 수 없었다. 소속사 측은 천 명을 대상으로 허그회를 개최한다고 알렸지만 응모 기준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졌다.  

결국 빅히트 측은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 공지사항을 통해 당일 오후 부랴부랴 신청 방식 변경을 고지하면서 사과문을 올렸다. 팬들에겐 모처럼의 즐거움이 되어야 할 허그회 행사를 앞두고 왜 아미들 불만이 쏟아진 걸까. 

가수 만나려면 음반 또 구매하라고? 속보이는 상술
 
 빅히트 뮤직 측이 공지한 진 오프라인 행사 사과문
빅히트 뮤직 측이 공지한 진 오프라인 행사 사과문빅히트뮤직
 
​당초 빅히트 측은 허그회 참가 신청 자격을 2일부터 6일까지 음반 < Proof > 이후 발매된 BTS의 역대 음반(솔로 앨범 포함)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정했다. 뿐만 아니라 "위버스숍에서 주문한 음반의 총 수량 만큼 자동 응모된다"라고 구체적인 방식도 명시했다.  

​문제는 허그회 참가를 하려면, 이미 오래 전에 구입해 소장 중인 음반을 또 구매해야 한다는 점에 있었다. 아티스트와 팬의 만남이라는 의미를 노골적인 상업주의가 훼손하는 형태를 취했기에 아미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것이다.  

​결국 회사 측은 즉각 신청 방식을 변경하고 많은 팬들을 다수 고려하는 방향으로 응모 기준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빠른 시일 내 상세 내용을 공지하겠다고 안내했다.  

이와 더불어 팬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런 조치로  BTS 진의 전역 후 첫 오프라인 행사를 둘러싼 잡음은 어느 정도 정리됐다. 하지만 "아티스트 만나고 싶다면 음반 더 구입하세요"라는 노골적인 진행 방식에 대한 불쾌감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논란 진행중인 케이팝 음반 판매 방식​
 
 오는 12일 전역을 앞둔 방탄소년단 진
오는 12일 전역을 앞둔 방탄소년단 진진 개인 SNS
 
이번 허그회 응모 방식은 가뜩이나 최근 잡음이 커지고 있는 케이팝 음반 판매 상술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피할 수 없었다. 음반을 주문한 수 만큼 자동 응모된다는 것은 (앨범을) 많이 살 수록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불필요한 음반을 구입해야 하는 부작용을 야기한다.  

신보 발매 첫주 판매량을 일컫는 '초동 판매량' 집계 기간 동안 팬 사인회 당첨을 위해 수십장 이상 (앨범을) 구매하는 팬들이 부지기수임을 감안하면 이번 허그회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음반 판매량을 늘리려던 기획사 측의 상술임을 부인할 수 없다.   

팬은 기획사 위한 ATM 기기가 아니다
 
 방탄소년단 진
방탄소년단 진빅히트뮤직, 하이브
 
가수의 실물을 가까이 보기 위한 팬들의 욕구를 그저 매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건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사업 분야 또한 방대하게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입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고 실행에 옮겨진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업체들이 팬들의 간절한 심리를 악용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신보 하나가 나오면 수십 종류의 버전으로 나눠 출시하고 이를 팬 사인회, 영상 통화회 등 다양한 행사의 응모 기준으로 활용한다.

매번 중복 구매를 조장하는 것이 타당한 방식인지 기획사는 근본적인 의문을 가져야 한다. 팬들은 더 이상 기획사를 위한 ATM 기기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고 시대 흐름에 걸맞은 기획을 마련해보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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