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2월, 설입니다. 가족과 친지를 만나 정을 나누어도 모자랄 시간이지만, 올해는 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경기는 어렵고 들려오는 뉴스도 팍팍한 소식 뿐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가라앉아 있을 필요는 없겠죠? 안팎으로 지친 당신에게 단비가 될 영화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말] |
고백하건대, 아직도 깜깜한 게 무섭다. 혹여라도 홀로 잠드는 밤이면 불 한 자락은 켜놓아야 한다. 눈을 감으면 빛이나 어둠이 보이는 것도 아닌데, 어둠이 감싼 공간의 중압감을 이 나이가 돼서도 이겨내지 못한다.
어디 어둠뿐일까. 저마다 어른이 되어서도 혹은 어른이 되어서 더욱 견뎌내기 힘든 것들이 있을 것이다. 그 예전 박경리 선생님이 홀로 사는 집안의 적막함이 싫어 늘 tv를 켜놓으셨다는 인터뷰를 보고 저런 분도 견디기 힘들어 시는 게 있구나 하면서 위로를 받았던 적이 있었다.
내 자신의 마음을 직시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정서적 치유가 시대적 트렌드가 되면서 인간사의 복잡한 속내를 '주인공'으로 삼은 작품들이 등장했다. 2015년작 <인사이드 아웃>이 대표적이다. 기쁨과 슬픔을 형상화하는 데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만한 게 있을까. 여전히 마음 속에 기쁨이, 슬픔이와 함께 버럭과 소심의 롤러코스트를 타며 살아가는 '어른이'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겁많은 소년을 찾아온 어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