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마일 2 >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설적인 제목 <스마일>이 2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죽음을 목격하면 전염되는 공포의 웃음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창조한 '파커 핀' 감독이 볼륨을 키워 1편 제작진과 다시 뭉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잘 만든 속편이다. 일상의 공포가 군중, 사회 속 공포로 확장되어 압도적인 우울감이 밀려온다. 정신과 의사의 트라우마를 재료 삼은 1편을 뛰어넘은 감독의 재주가 가감 없이 발휘됐다.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어지는 2편의 오프닝부터 의미심장하다. 전편을 봤다면 끝나지 않는 저주의 연속성을 알아차릴 수 있을 거다. 로즈(소시 베이컨)가 겪었던 상처는 전염병처럼 번지는 저주가 되었고, 힘든 과거와 마주해 끊어내려던 고군분투는 결국 죽음으로 돌아왔다. 목격한 조엘(카일 갈너)로부터 영화는 시작된다. 2편은 저주의 주체와 원인과 끝낼 방법을 구체적으로 쏟아내며 의문을 해소하는 듯 보이지만 이마저도 의문투성이다.
알 수 없는 현상의 패턴은 찾았는데 정체를 모르니 벗어날 수도 제거할 수도 없다. 이유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코즈믹 호러(Cosmic Horror)의 장르 변주다. 코즈믹 호러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을 마주한 무력함, 상실감을 공포의 기반에 둔다. 그렇게 악령 혹은 외계 생명체와 관련해 상상을 끌어낸다. 우주의 심연 속의 한낱 미물인 인간의 존재를 생각하며 드는 경외심도 담긴다. 최근 < 지옥 2 >에서 보여준 미스터리한 분위기와도 유사하다. 미지의 존재를 탐구하는 인간 본성의 호기심과 공포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중요한 탐구 대상이 된다.
스마일 엔티티라고 불리는 정체불명의 그것은 숙주의 자살 행위를 본 사람에게 기생한다. 환청, 환영을 일으켜 몸을 잠식하는 시간은 대략 일주일 정도다. 숙주가 이상한 말과 행동을 늘려 주변의 경계 대상이 되도록 한다. 믿을 만한 사람이 모두 사라졌을 때 비로소 숙주로 빙의한다.
고도로 지능적이다. 정신을 파고들어 가장 취약하고 나약한 기억을 끄집어낸다. 잊고 싶은 과거, 들추고 싶지 않은 경험을 지속적으로 떠올리게 해 스트레스를 가중한다.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부터 가까운 지인, 가족의 모습으로 점차 세력을 넓혀 괴롭힌다. 심리적 고문은 육체적 고통으로까지 확대된다. 결국 정신을 완전히 잠식하며 옮겨갈 숙주를 발견하면 괴상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멸한다.
웃음 뒤에 감춰진 현대인의 불안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