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새벽의 모든>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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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입 야마조에(마츠무하 호쿠토)는 탄산수의 뚜껑을 돌리다가 후지사와의 타깃이 되었다. 언제 봤다고 멋대로 폭언하는 건지, 황당했지만 다음날 심심한 사과를 받고 별일 아닌 듯 넘어가게 되었다. 늘 무기력한 모습이다. 활력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동료들과도 최소한으로 접촉하며 조용히 지내던 사원이자 쿠리타 과학의 자발적 아웃사이더가 야마조에다. 그나마 탄산수를 마시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있었는데 이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평범한 일상 중 갑자기 찾아온 공황장애를 받아들인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다. 이후 전철도 타지 못하고 미용실도 가지 못한다. 외식은 꿈도 꿀 수 없고 걸어서 갈 수 있는 장소까지만 가능한 인생이 되었다. 어쩔 수 없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쿠리타 과학에 취직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요트 대회에서 메달도 따고 여자 친구도 사귀며 활발한 활동을 했었지만 지금은 집 앞 편의점에 가는 것도 고민해야 하는 정도로 심약해져 버렸다. 삶의 의지도 목표도 희미해져 버린 지금, 원래대로 돌아갈 길은 아득하다.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만 커진다. 약을 먹고는 있지만 언제 어디서 발작이 시작될지 몰라 내내 전전긍긍이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발작이 시작되었다. 급하게 약을 찾다가 사무실에서 쓰러진 야마조에를 본 후지사와는 동병상련 마음이 들었다. 결국 서로를 돌봐주며 그 녀석(마음의 병)이 불쑥 튀어나오지 않게 지켜주자는 암묵적 동의가 성사되기에 이른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마음이 힘들 때면 주말에도 출근해 위로 받는다. 세상의 끝에 겨우 매달린 기분이었는데 가느다란 동아줄을 찾아 기쁘다. 두 사람은 동료, 친구, 선후배 이상의 가까운 존재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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