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엑스>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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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엑스>는 피해자, 경찰관, 검사 등 사건과 관련한 이들의 증언과 당시 상황을 재연 배우가 아닌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해 구현했다. 적나라한 장면이나 노골적인 연출 없이 사건을 진술하기에 피해자는 힘든 시간을 견딘 여성이면서 주체적인 사람으로, 가해자는 악마가 아닌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묘사된다.
첫 번째 에피소드 <악마와의 데이트>는 3명의 피해 여성이 발생한 교제 폭력 사건을 다룬다. 가해자 벤자민 포스터는 2012년부터 2023년까지 세 명의 여성과 교제하며 폭력을 저질렀고 교도소에서 수감된 전적까지 있었지만, 출소한 이후에도 범죄 행각을 반복했다. 어떻게 사회는 그의 폭력성을 발각하지 못한 걸까. 사실상 눈감아준 것에 가깝다.
첫 번째 피해 여성은 가해자를 신고하여 구치소로 보내고 만남에 마침표를 찍었음에도 출소 이후 스토킹에 시달렸다. 벤자민 포스터는 그의 집에 침입하여 폭력을 가했고, 몰래 도망친 그는 다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싸움을 여자가 먼저 시작했다"는 포스터의 말만 신뢰했고 폭력 전과가 있는 과거 기록을 열람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 여성은 피투성이가 된 채 유치장에서 18시간을 보냈다. 목숨 걸고 도망친 결과가 또 다른 2차 가해로 이어졌다.
두 번째 피해 여성은 자신의 집에서 포스터와 동거했다. 그러나 여러 번 폭행을 당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돌아온 건 접근 금지 명령서, 종이 한 장이었다. 경찰은 "집에서 짐을 가져갈 때 맞지 않도록 나를 보호해달라"는 피해 여성의 말을 무시한 채 명령서만 문 앞에 두고 떠났다. 홀로 집으로 돌아가자, 포스터는 그의 머리를 바리캉으로 밀고 몇 주간 감금하며 폭력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