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왕의 남자> 상영에 앞서 관객들과의 대화를 가진 이준익 영화감독. 많은 비한국인 관객들을 위해 통역 서비스가 함께 제공됐다.
김은경 스텔라
개막식 후 극장 안으로 자리를 옮긴 참석자들은 <왕의 남자> 관람에 앞서 '이준익 감독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이준익 감독은 "<왕의 남자>가 올해로 제작 20주년이 됐다"면서 "5백 년이라는 시간 저편의 이야기가 배경인 영화이니 20년이란 세월은 비교 대상이 이미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오늘도 지루하지 않게 보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기자에게 "한국영화에 대한 반응이 6년 전에 비해 더 큰 호감으로 발전했다는것을 느꼈다"고 했다. '이곳에서 영화감독을 꿈꾸는 2세, 3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언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영화를 만들겠다'에서 그치면 제대로 된 감독, 영화인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어떤 영화를, 어떻게 만드는, 어떤 감독이 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호주에서도 '호주판 미나리' 같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가, 감독, 배우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왕의 남자>를 비롯해 <자산어보>, <공조2>, <천박사 퇴마연구소>, <명당>, <택시운전사>, <미씽, 사라진 여자>, <아이 캔 스피크>, <굿바이 싱글>, <은밀하게 위대하게>, <범죄와의 전쟁> 등이 상영됐다.
관객들은 "조금 오래 된 영화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에서 다른 음향과 더불어 보는 건 확실히 달랐다", "오래 됐다고 해서 감동이 다른 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느낌이었다", "한국의 옛날뿐 아니라 지금의 역사를 소개하는 영화도 선정돼 좋았다" 등의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영화제에선 비한국인 관객들이 참여가 눈에 띄게 많았다. 이들은 관람을 마친 뒤 인터뷰에 흔쾌히 응하며 '다음 영화제가 열리면 반드시 다시 오겠다'고 한목소리고 말했다. "<기생충>, <오징어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주는 영화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는 반응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