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밴드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 예매 포스터
티켓마스터 UK
영국 '국민 밴드' 오아시스가 재결합했다. 밴드를 이끌던 노엘·리암 갤러거 형제의 불화로 2009년 해체한 지 15년 만이다.
1991년 결성되어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키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오아시스는 내년 7~8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17차례 콘서트를 여는 투어 일정을 알렸고, 과거 발매했던 음반들이 다시 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오아시스의 귀환은 또 다른 논란을 몰고 왔다. 지난달 31일 콘서트 티켓을 온라인에서 판매하자 수백만 명이 예매 사이트에 한꺼번에 몰렸다.
팬들은 엄청난 대기 순서를 기다린 끝에 겨우 예매 사이트에 들어갔으나, 가격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처음에 150파운드(약 26만 원)였던 스탠딩 좌석이 355파운드(약 62만 원)까지 올랐고, 아일랜드 콘서트 티켓은 예매가 시작될 때 86.5유로(12만8천 원)였다가 415.5유로(61만4천 원)까지 치솟았다.
콘서트 티켓도 실시간 가격?... 팬들 "역겹다"
암표가 아닌 공식 예매 사이트에서 불과 몇 시간 만에 티켓 가격이 급등한 것은 '다이내믹 프라이싱'(dynamic pricing)이라는 시스템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 상황, 경쟁사의 가격 등에 따라 티켓 가격을 실시간으로 바꾸는 시스템으로 주로 호텔이나 항공편을 예약할 때 쓰인다.
티켓 판매를 맡은 티켓마스터 UK는 오아시스 콘서트 티켓 예매에 다이내믹 프라이싱을 적용했다고 인정하면서 "암표를 막고 시장 가치에 더 가까운 가격을 책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수요가 적으면 처음 책정된 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티켓을 살 수 있지만, 오아시스 콘서트 같은 경우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당연히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팬은 "2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티켓 가격이 몇 배로 올라 있었다"라면서 "티켓마스터가 저지른 일은 매우 역겹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하다"라고 성토했다.
영국 음악 사이트 '다운드 인 사운드' 설립자 숀 애덤스는 영국 공영방송 BBC에 "왜 오아시스 같은 국민밴드가 팬들을 속이는 듯한 다이내믹 프라이싱에 동참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영국 공연 티켓 판매협회 조너선 브라운 최고경영자는 "티켓마스터가 '막대한 수요'에 잘 대처한 것"이라며 "어차피 티켓 가격은 아티스트(오아시스)가 정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의 시작을 음악 산업의 구조 변화에서 찾기도 한다. <가디언>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아티스트가 앨범 판매를 통해 얻는 수익이 크게 줄었고, 콘서트 투어가 훨씬 더 중요한 수익원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정치권 나섰다... "다이내믹 프라이싱 들여다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