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주 포크페스티벌' 홍보포스터
파주도시관광공사
다음은 여행스케치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요지이다.
"트로트 쏠림 현상, 가슴 아프다"
- 지난 6월 여행스케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었는데, 감회가 어땠나?
루카 조병석(아래 루카) "'운명'을 부른 성윤용씨, 이수정씨, 이선아씨, 최철웅씨 등 옛 멤버들도 함께했다. 예나 지금이나 겉모습도 다르고, 때로는 마음 맛도 좀 달라지긴 했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행복했던 옛 추억 속으로 풍덩 빠졌다. (콘서트) 연습 과정에서 티격태격, 옥신각신, 좌충우돌했지만, 오히려 훗날 이것도 되게 아름다운 케미가 되겠구나, 생각했다. 저희는 늘 활동하고 있지만, (콘서트에) 참여해 준 오비(OB) 멤버들, 또 많은 후배한테 참 고맙다."
남준봉(아래 준봉) "청소년기에 여행스케치를 알았던 팬들이, 사회에 나와서 결혼하고 자녀들을 데리고 공연장에 오는 모습이 제일 감동적이었다. 비틀스나 폴 매카트니 공연에 가족이 다 오는 것을 보면서 진짜 부러웠는데, 세월이 지나서 그 입장이 되니까, 정말 뿌듯하더라. 어쨌든 이제는 의무감이랄까, 그런 것들이 진짜 많이 생긴다."
- 더 잘해야 한다는 의무감인가?
준봉 "잘해야 한다기보다는 (초심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다. '별이 진다네'라는 곡을 처음 부를 때의 상황과 느낌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직도 그 노래를 부를 때 부담감 아닌 부담감이 이상하게 많이 작용한다. ('별이 진다네'를) 단 한 번도 마음 편하게 불러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듣는 분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부담스럽다."
- '여행스케치'를 대표하는 노래이기 때문인가?
준봉 "가수들은 세월이 지나면서 성대도 늙겠지만, 순수했던 마음이 본의 아니게 훼손 아닌 훼손이 되지 않나. 예전의 감정과 느낌을, 초심을 잃지 않고 지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가수들은 노래할 때, 비속어지만 '쿠세'(고치기 힘든 나쁜 버릇)라는 것이 생긴다. 쓸데없이 박자를 늘리거나 당기거나... 그런 걸 최대한 안 하려고 하는데, 막상 내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보고 들으면, 진짜 그렇게 하고 있더라. '이건 말도 안 된다'는 부담 때문에 첫 앨범 때 노래를 찾아 듣기도 하고, 안 하려고 노력도 한다."
- 35년 전의 순수함을 지금까지 유지하겠다는 것은 사실 욕심 아닌가.
준봉 "어쨌든 바뀌어 있겠지만, 마음만큼은 그래도 지키려고 노력하는 거다."
- 35년이 된 여행스케치에 색깔을 입힌다면, 지금은 어떤 색깔일까?
루카 "정말 스케치이기 때문에, 하얀색 도화지 위에 (미술용) 4B 연필로 그린, 명암이 충분히 표현된 흑과 백의 절묘한 조화가 아닐까."
준봉 "연기자들은 작품마다 변신이 가능하다. 근데 가수들은 하나의 장르에 딱 국한 시켜놓으면 변신하기가 정말 힘들다. '여행스케치=별이 진다네'라는 색깔로 규정해 버리는, 또 그 노래가 워낙 유명한 곡이어서 다른 어떤 노래가 나와도 그걸 뛰어넘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들... 그렇다고 우리가 거기에 갇혀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건 절대 아닌데…
우리 음악은 특별히 대단하거나 화려하지 않다. 일반 사람들이 평소에 그대로 느끼는 거다. 우리 노래를 들으면 내 얘기 같고, 내 마음 같고, 또 그런 것들을 표현해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그런 쪽으로 음악을 했을 때 가장 돋보이고, 가장 오래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색깔이다'라고 똑 부러지게 얘기도 못 하겠고, 아직도 우리가 어떤 색깔인지도 모르겠다."
- 여행스케치의 음악은 그렇게 규정할 수 있겠다. 그러나 포크 음악 자체는 범위가 너무 넓어서 한마디로 규정하기 어렵다. 사실 사전적 의미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포크 음악이 가지고 있는 매력, 본질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