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 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갈무리
채널A
오은영은 금쪽이의 어려움은 내면의 문제라며, 이사로 인한 환경 변화는 의미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금쪽이는 현재 '사회 공포증'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사회적 관계를 맺을 때 극도의 두려움을 느끼는 불안 장애의 일종이다. 대개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지는 청소년기에 시작된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나의 능력, 외모, 반응에 대해 자기 확신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거는 수치심이에요. 얘는 그냥 수치스러워." (오은영)
동네 아이들과 함께 축구를 하자는 이웃 주민의 방문에 엄마는 금쪽이를 억지로 축구장으로 데려갔다. 모두가 즐겁게 뛰어오는 동안 금쪽이는 한쪽 구석에서 구부정하게 앉아 있었다. 친구들의 권유로 겨우 운동장에 들어섰지만, 경직된 채 어쩔 줄 몰라했다. 좀처럼 공을 쫓아가지 못했고,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몸을 쓰는 게 어색해 보였다. 무슨 까닭일까.
금쪽이는 중력을 잘 다루지 못했다. 발이 바닥에서 떨어질 때마다 넘어지는 것에 대한 강한 두려움을 품고 있었다. 기본적인 걷기마저도 불안하니 야외 활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은 금쪽이는 몸이 허약한 게 아니라 중력을 다루는 훈련과 연습이 안 돼 있는 것이라며,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은 아이를 키울 때는 불안을 다스리는 법을 배우게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양육자의 '건강염려증'... "애한테 도움 안 돼"
한편, 양육과 관련한 엄마의 특이한 고집이 포착됐다. 오로지 건강식을 추구하며, 아이들에게 인스턴트 음식을 절대 먹이지 않았다. 또, 아이들 건강 때문에 에어컨을 없애고 무더위를 그냥 버티자고 강요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건강 염려증'을 우려했다. 엄마는 의사나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은 섣부른 지식을 적용시키며 살고 있었다.
"애가 바뀌지 않을까봐 걱정하지 않아요. 엄마가 걱정이에요. 왜냐하면 아주 뼈저린, 뼈아픈 인식이 없으면 안 바뀐단 말이에요. 그러면 결국 애한테 도움이 안 돼요." (오은영)
금쪽이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도 혼자 화장실을 가지 못해 엄마를 다급히 호출했고, 엄마는 그런 금쪽이에게 유산균을 먹이는 방법으로 대처했다. 근본적인 원인을 고치려 하지 않고, 변죽만 울린 것이다. 동생과 함께 남겨진 금쪽이는 배달 음식이 도착하자 식탁 밑으로 몸을 숨겼다. 낯선 상황에 부딪히자 초조해하며 아무런 말도, 아무런 반응도 못하고 쩔쩔맸다.
엄마라는 대리인이 없을 때, 홀로 남겨진 금쪽이는 불안에 떨었다. 끝까지 혼자 해본 경험이 없기에 스스로의 가능성을 알지 못했다. 엄마라는 우산에 숨는 악순환은 자신감 결여, 낮은 자존감, 자긍심 부재를 낳았다. 오은영은 어린 금쪽이보다 오히려 엄마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과도한 건강 염려, '무균실 육아'에 대한 뼈저린 문제 의식이 동반되지 않으면 변화가 어렵기 때문이다.
옷을 사러 쇼핑을 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말이 없는 금쪽이가 직접 바지를 골랐지만, 그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엄마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이 결정됐다. 오은영은 이를 '다정한 강요'라 정의했다. 공격적이지도 강압적이지도 않고 사랑으로 대하는 듯하지만, 행동의 본질은 강요라는 것이다. 입장 차이를 이해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경험하지 못한 금쪽이의 성장은 꽉 막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