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국제학교인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이기고 우승한 뒤 응원석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甲子園)'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우승한 가운데, 일본 사회 또한 들썩이는 분위기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이로써 교토국제고는 개교 이래 첫 우승이자 교토부 대표로는 68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신고시엔구장 건설 100주년에 열린 대회에서 얻은 우승이라 의미가 더 남달랐다.
우승 이끈 고마키 감독 "정말 대단한 아이들"
일본 언론은 이날 경기와 교토국제고의 우승 비결을 상세히 보도했다. 공영방송 NHK는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을 전국에 생중계했다.
NHK는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첫 우승을 달성했다"라며 "100년이 넘는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64번째 학교가 돼 역사의 새로운 한 페이지를 새겼다"라고 전했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우승 인터뷰에서 "정말 대단한 아이들이라고 감탄했다"라며 "연장전은 다리가 떨릴 정도였지만 모두가 강한 마음을 갖고 공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한 경기라도 더 하고 싶다고 선수들을 격려했지만, 설마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라며 "나같은 아저씨에게 멋진 여름방학을 선물해 줘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야구부 주장 후지모토 하루키도 "지금 이곳에 서 있는 게 꿈만 같아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라며 "이 우승은 우리끼리 따낸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를 응원해 준 모든 분들과 함께 이뤄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