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부터 대구단편영회제를 이끌고 있는 정재완 집행위원장
대구단편영화제 제공
-언제부터 대구 독립영화와 함께했나요?
"저는 영화인은 아닙니다. 2016년, 당시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사무국에 계셨던 한상훈 선생님이 기획한 <Movie x Art 독립만개 포스터전>에 참여하면서부터 오오극장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로 영화제 운영위원으로도 참여했고, 이런저런 프로그램에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인들 주변에 있게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대구단편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계기는?
"영화인이 아니기에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관객이자 지역에서 활동하는 감독님들을 마음으로 응원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작년 초에 영화제 사무국에서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전까지는 영화감독님들이 맡았던 일이었고, 그 당사자가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영화감독이 위원장을 맡으면 오히려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고 하더라고요. 출품이나 심사 등에 관여해야 하니 본인의 창작활동에 제약이 생기는 거죠. 듣고 보니, 그런 짐을 덜어 드리는 것은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영화인이 아니니 제가 감독님들을 도울 수 있다면 한번 해보자고 마음 먹은 것입니다."
정 위원장은 이때 사무국장에게 '그럼 제가 무엇을 하면 될까요' 하고 물었다고 한다. 답변은 '개막식-폐막식에 참석해서 인사말을 해주시면 된다'는 정도였다는 것. 그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위원장을 맡았다"면서 "그런데 맡고 보니 이 자리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자리였고, 그래서 후회도 조금, 반성도 조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최고의 단편영화제 자부"
-국내 다른 영화제와 비교해 대구단편영화제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을 강조할 수 있을까요?
"각 지역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저마다의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단편영화제는 전국 최고 규모의 단편영화제입니다. 올해에는 국내경쟁 1203편, 애플시네마 37편이 출품됐고, 이 중 경쟁작으로 국내경쟁 32편, 애플시네마 7편을 선정했습니다. 31편의 초청작과 함께 영화제 기간 중 70편의 영화를 상영합니다.
또 하나 특별한 행사는 영화제 네트워크 파티라고 생각합니다. 주말 북성로 불고기집에 300여명 가까운 영화인들이 모이더라고요. 배우, 감독, 스태프 등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교류하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우정과 연대의 자리는 언제나 상상 이상의 힘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이런 전통이 꾸준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