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충남 홍성고 재학 시절의 우상혁 선수 모습
운사모 제공
회원들이 각자 월 1만 원씩 납부한 회비를 모아 장학생으로 선정된 선수에게 성인이 될 때까지 달마다 2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한다. 초기엔 '다음 달 장학금을 어떻게 줘야 하나' 걱정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취지에 공감한 교사와 시민들이 꾸준히 모여 올해 현재 363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덕분에 지원 대상자도 조금씩 늘어나 올해에는 유·청소년 선수 15명이 장학 혜택을 받고 있다.
운사모의 지원 속에서 성장한 사례는 오상욱 선수 말고도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여자 펜싱 전은혜 선수, 남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등 여럿 있다. 1회 장학생인 카누 국가대표 출신 이민 선수는 집안 사정이 넉넉지 않아 그만둘 수밖에 없었지만 운사모의 도움으로 다시 운동을 시작해 유망주로 발돋움했다. 이밖에도 실업팀에 들어가 현역으로 활약하는 장학생들도 많다.
"장학생 얼굴 보면 이 일 멈출 수 없어"
운사모를 16년째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매해 소년체전과 전국체전이 열리면 그곳이 어디든 찾아간다. 장학 혜택을 받는 선수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격려하기 위해서다. 회비에서 마련한 특별 장학금 10만 원을 손에 쥐여주는 일도 빼 먹지 않는다. 간혹 대회에서 근황을 알게 된 장학생 출신 실업팀 선수에겐 건강을 챙기라며 자비로 보약을 지어주기도 한다.
"가장 가슴에 남는 아이가 한 명 있어요. 보육원에서 생활하며 연식종목 선수로 뛰는 학생이었어요. 시합 전에 지도교사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이 친구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의욕이 부족하다'더라고요. 제가 학생을 직접 만나 '네 앞길은 네가 개척해나갈 수 있다'고 응원해주면서 10만 원이 든 봉투를 건넸습니다. 손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뚝뚝 떨구더군요.
이후에 다른 선수를 격려하러 이동하는데 지도교사에게 연락이 왔어요. 제가 다녀간 다음에 어찌나 이를 악물고 뛰던지, 그 친구 덕분에 우승을 했다는 거예요. 나중엔 전국대회에서 금메달도 땄어요. 보육원 보호를 받는 청소년은 만 18세가 되면 나가야 하는데, 이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실업팀에 스카우트 돼 무사히 자립했습니다.
현재 지원하는 15명을 제외하고 지금까지 52명이 운사모를 거쳐 갔는데, 정말 눈물 겨운 사연을 지닌 아이들이 한둘이 아니에요. 그러나 안타까운 환경에 놓였어도 잘 도와주고 이끌어주면 유망주로 성장해요. 특히 제가 대회에 격려 방문하러 갔을 때 장학생들 얼굴에 나타나는 환희와 희망을 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일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회장은 오는 10월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도 찾아가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을 일일이 격려할 계획이다. 장거리 운전과 숙소 예약 등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걱정이면서도, 그를 반가워하며 기뻐할 장학생들을 떠올리면 한편으로 설렌다.
그는 "매달 만 원씩 보내주시는 회원님들 덕분에 제가 이런 호사를 누린다"며 "회장으로서 어떻게든 후원금을 늘리고 운사모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운사모 회원가입 주소 : https://cafe.daum.net/sports-love
[인터뷰 ①]
"20명이 매달 1만 원씩 모으면 '제2의 오상욱' 키운다" https://omn.kr/29v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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