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고전 명작이 재개봉을 맞이한다. 최근에는 개봉 1주년 기념 재개봉도 있기에 재개봉이 대수냐 싶지만, 이 영화는 30여 년 만의 재개봉이다. 이를 기념해 한 영화 주간지는 특집을 내기도 했다.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그 주인공은 1995년 개봉한 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유작 <희생>이다. 복합상영관 체제가 들어서기 전 단관 개봉해 예술영화로선 전대미문의 관객을 기록했던 작품이다. <희생>의 흥행 성공 덕분에 할리우드 상업영화 외 다양한 작가주의 예술영화들이 국내에 소개될 수 있었다. 마침 영화제 탄생하던 20세기 말 한국은 '시네필의 나라'로 불릴 정도였다. <희생>의 재개봉을 주목하는 건 이런 기념비적 상징 때문이다. 예술영화 중에도 지루하고 난해하기로 첫손에 꼽히던 이 작품이 11만 명 관객을 모았던 '영광의 시대여 다시 오라'는 염원이 실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