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듣는건너의책임
유최늘샘
<듣는 건 너의 책임>은 2021년 통영 명정동 골목의 동네 책방에서 시작된 아마추어 인디밴드 '듣는건너의책임'에서 시작됐다(내가 속한 인디 밴드의 이야기다). 지난 3년 동안 만든 열두 곡의 자작곡과 밴드 멤버 일곱 명의 다사다난한 귀향, 귀촌 이야기를 음악 다큐멘터리에 담아냈다.
우리 밴드의 특징은 멤버 대부분이 각자의 노래를 작사, 작곡한다는 점이다.
2021년 3월, 미륵섬 달아마을 '767카페'의 베이커 박희진씨는 명정동 책방 '너의책임' 책방지기 홍겸선씨에게 기타를 배우기로 했다. 이후 개 한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의 집사이자 마을활동가인 김지혜씨에게 모임을 제안했다. 골목을 지나다가 책방에 놓인 기타를 발견한 내가 모임에 결합했다. 기타 모임은 곧 자작곡 밴드가 돼, 욕지면 우도에서 열린 제1회 섬마을 영화제 개막식의 공연을 맡았다.
이후 무전동 맛집 닭발각 대표 남준호씨(퍼커션/보컬), 안정마을 아로마테라피스트 김신혜씨(베이스), 아내를 따라 통영에 온 서울 사람 허예찬씨(피아노)가 가입해 현재 멤버 일곱 명이 됐다. 우리 밴드는 주로 통영과 경남 지역에서 활동한다.
사실 우리 중 누구도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거나 전업으로 하지 않는다. 직업도, 출신도, 상황도 모두 다르지만 음악을 하겠다는 열정 하나로 모여, 바다 마을 통영에서 살아가고 있다.
노래 '굴농담'은 누가 시킨 적도 없는데 40년 째 굴을 까서 가족을 부양한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 '나의 작은 섬'은 만지도, 매물도, 비진도, 사량도, 통영의 섬들에 빗대어 사랑의 그리움을, '블랑'은 산양면 출신 강아지와의 교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