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카페에서 <샤인>의 라파엘라 수녀 역의 배우 장선을 만났다. 영화 <샤인>은 할머니를 떠나보내고 혼자가 된 예선(장해금)이 라파엘라 수녀(장선)와 스텔라 수녀(정은경)의 돌봄 속에서 상처를 치유하다가, 자신의 분신 같은 새별(송지온)을 만나 아픔까지 치유하는 이야기다. 사람 간의 만남과 기쁨, 이별의 과정을 외로움 안에서 천천히 바라보는 작품이다. 제목 '샤인'이란 말처럼 반짝이는 윤슬 같고 따뜻한 마음이 피어오르는 영화다.
장선은 이승원 감독의 2017년 <소통과 거짓말>로 데뷔했다. 한국 영화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 연기로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대체 어디 있다가 나타난 걸까. 데뷔작에서 압도하는 카메라 장악력을 펼치던 장선은 박석영 감독의 <바람의 언덕>에서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내던 엄마와 만나게 되는 딸 한희를 연기했다. 이후 이지은 감독의 <비밀의 언덕>에서 초등학생 딸을 둔 억척스러운 엄마 경희를 맡았다. <샤인>에서는 박석영 감독과 재회해 복잡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라파엘라 수녀로 변신했다.
작품마다 전작이 생각나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는 배우 장선 본연의 모습과 직업 배우로서의 철학, <샤인>의 비하인드 등 다채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캐릭터로 다가가는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