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 박명수가 새롭게 선보인 부캐 '얼굴천재 차은수'
예능인 박명수가 새롭게 선보인 부캐 '얼굴천재 차은수'박명수 SNS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부캐'(부캐릭터)는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는 예능 콘텐츠에서 좋은 소재로 활용되곤 한다. 특히 개그맨·예능인들에겐 본인이 지닌 다양한 재능을 제약 없이 발휘하는 장치로 쓰인다.

올해로 데뷔 31주년을 맞이한 개그맨 박명수 역시 '부캐'를 통해 꾸준히 인기를 다져온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 아직 부캐라는 개념 정립이 이뤄지지 않았던 <무한도전> 시절 일찌감치 '별명 부자'로서 각종 상황극이나 방영분에서 재미를 만들어왔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새로운 부캐를 들고 찾아와 대중들의 반응을 엿보고 있다. ​지난 6월 자신의 SNS와 유튜브를 통해 가수 겸 배우 차은우를 패러디한 '얼굴천재 차은수'를 등장시킨 박명수는 최근 <채널 십오야> 생방송 출연, OTT 시리즈물 <폭군> 공개를 앞둔 차승원과 컬래버레이션을 앞세워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인기 라디오 DJ와 웹예능 <할명수> 진행자로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의 새로운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제작진 눈물 쏙 빼놓은 2시간 인터넷 생방송
 
 지난 6일 진행된 채널 십오야 유튜브 생방송의 한 장면
지난 6일 진행된 채널 십오야 유튜브 생방송의 한 장면에그이즈커밍
 
지난 6일, 에그이즈커밍이 운영 중인 인기 유튜브 <채널 십오야>에선 늘 그렇듯이 초대손님과 함께하는 생방송이 진행됐다. 이날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얼굴천재 차은수'. 차은우의 출연으로 오해했던 몇몇 구독자의 구박(?)에 상관없이 본인을 1994년생 그룹 출신 연예인으로 설정하고 자신의 세계관에 몰입한 박명수는 오랜 생방송으로 다져진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실시간 라이브를 지켜보는 구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나영석 PD도 혼신의 노력을 다해 상황극을 펼치며 진행자로서 본인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자신의 완벽주의 때문에 팀이 깨졌다"는 능청맞은 차은수의 혼란을 겪으며 자괴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잠깐의 재정비 후 '소속사 사장님' 설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박명수의 입담에 현장 제작진 사이에서 끊임없는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덕분에 그동안 이뤄졌던 라이브 때와는 사뭇 다른 결의 재미를 안겨줬다.

올해 3월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촬영을 위해 잠시 만난 두 사람은 장장 2시간여에 달하는 긴 시간 동안 의외의 찰떡호흡을 과시했고 이를 지켜본 구독자들은 나PD 또는 다른 PD와 함께 <채널 십오야> 콘텐츠 제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쏟아냈다.

차승원의 숨겨둔 아들 설정... 점차 발전하는 세계관
 
 유튜브 채널 '얼굴천재 차은수'의 한 장면. 배우 차승원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유튜브 채널 '얼굴천재 차은수'의 한 장면. 배우 차승원이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얼굴천재차은수
 
최근 박명수 본인이 새롭게 개설한 유튜브 채널 <얼굴천재 차은수>에는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지난 8일 공개된 영상에선 무명 시절 밤업소 출연을 계기로 우정을 쌓아왔던 차승원이 자신의 신작 홍보를 겸해 출연해 즐거운 시간을 마련했다.

"차은수는 사실 차승원의 숨겨놓은 아들"이라는 무리수에 가까운 세계관 설정에도 아랑곳 없이 기존 영화 속 자신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옮겨와 차은수와의 부자케미(?)을 능청 맞게 뽐냈다. 그런가 하면 연예 정보 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코너에선 전문 리포터 박슬기의 찬조 출연까지 더해 마치 진짜 같은 상황극을 펼쳐 시청자들을 감탄하게 했다.​

"형 100명을 갖다줘도 차은수와는 안 바꾼다"라는 나영석 PD와의 전화 통화에 분개하는 그의 모습은 "배우는 역시 다르다"라는 찬사를 자아냈다. 물론 혼신의 힘을 다해 부캐 콩트에 힘을 보탠 차승원이었지만 그 역시 5시간 가까운 장시간 촬영 도중 자괴감에 빠지는 부작용(?)을 경험하기에 이른다.

뒷심 발휘로 인기몰이 이뤄낼까
 
 유튜브 채널 '얼굴천재 차은수' 콘텐츠의 주요 장면. 에스파 윈터, 배우 한선화 등이 드라마 패러디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유튜브 채널 '얼굴천재 차은수' 콘텐츠의 주요 장면. 에스파 윈터, 배우 한선화 등이 드라마 패러디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얼굴천재차은수
 
박명수의 새 부캐 '얼굴천재 차은수'의 시작 과정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6월 에스파의 카리나가 출연한 <눈물의 여왕> 패러디 영상은 초대손님의 인기와 화제성에 힘입어 수십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좋은 출발을 이루는 듯 싶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기존 채널을 떠나 지금의 채널을 만들어야 하는 우여곡절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시 구독자를 모아야 하는 난관에 봉착했지만 기존 영상 재업로드, <채널 십오야> 출연 등을 통한 열띤 부캐 홍보에 돌입했다. 지난 6일 생방송에서 그는 가수 데뷔부터 웹예능(<할명수>)을 시작하게 된 계기 등 그간의 연예계 입문 등을 가감 없이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박명수는 최근의 뉴미디어 열풍에 대해 솔직한 견해를 피력해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

"공중파 케이블 예능 코미디 프로그램은 저물 거다. 제 시간에 맞춰 보는 게 없어지면서 콘텐츠가 무너졌다. 유튜브, 모바일로 모니까 '무도' 보러 집에 가는 사람이 사라졌다."

우연한 기회에 출연하게 된 <할명수>를 시작으로 제 3, 4의 전성기를 맞았지만, 그는 "TV예능 인기가 줄어들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주관의 영향으로 라디오 DJ로서도 확실한 기반을 확보하기에 이른다.

사실 박명수가 새롭게 밀고 있는 '얼굴천재 차은수'는 딱히 새로울 게 없는 방식의 표현이기도 하다. 과거 <무한도전> 시절의 '미남이시네요', '꽃보다 남자' 편처럼 기존 인물의 특징을 차용해 예능인 특유의 뻔뻔스러움을 덧씌운 캐릭터다.

다만 박명수라는 인물이 '꽃미남'이라는 캐릭터를 소화할 때 나오는 특유의 웃음 코드가 재미의 강도를 높인다. TV라는 기존 영역을 벗어난 그의 새로운 도전은 그래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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