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빅히트뮤직 제공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그룹 방탄소년단 (BTS)의 멤버 슈가(31·본명 민윤기)가 술을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몰다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사건은 6일 밤에 발생했습니다. 슈가는 서울 용산구 일대에서 술을 마시고 전동 스쿠터를 타고 가다가 넘어졌습니다. 이를 목격한 경찰이 도와주려다가 술 냄새가 나서 슈가를 근처 지구대로 인계했고, 이 과정에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0.08% 이상)이라는 게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슈가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협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슈가는 7일 오후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여러분께 실망스러운 일로 찾아뵙게 돼 매우 무겁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피해를 입으신 분 또는 파손된 시설은 없었지만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제 책임이기에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전동 스쿠터와 킥보드 차이
 
 거리에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
거리에 방치된 공유 전동킥보드임병도
 
슈가 사건이 알려지면서 가장 먼저 논란이 된 것은 전동 킥보드인지 전동 스쿠터인지 여부였습니다. 최초 입장문에선 슈가가 '전동 킥보드'를 탔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안장이 있었다며 '전동 스쿠터'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안장 여부만으로는 킥보드인지 스쿠터인지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동킥보드에 안장만 부착해서 탈 수 있는 제품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동킥보드인지 전동스쿠터인지를 구분하려면 '속도'를 봐야 합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는 최고 속도 시속 25km, 무게 30kg 미만으로,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됩니다.

2021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킥보드나 스쿠터 모두 원동기 면허 이상을 보유해야 운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형 이동장치(Personal Mobility, 이하 PM)로 분류된 전동 킥보드는 단순 음주 운전했을 시 범칙금 10만 원만 부과됩니다. 하지만 전동 스쿠터는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8%이상 0.2% 미만의 면허취소 수준일 경우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혹은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 등 처벌 수위가 높습니다.

이후 경찰은 "(슈가가 탑승한 건) 전동 킥보드가 아닌 전동 스쿠터였다"라고 정정했습니다. 빅히트뮤직 측 역시 8일 오전 추가 입장문을 통해 "당사에서는 아티스트가 이용한 제품을 안장이 달린 형태의 킥보드라고 판단해 '전동 킥보드'라고 설명했지만, 추가 확인 과정에서 제품의 성능과 사양에 따라 분류가 달라지고, 사고에 대한 책임 범위도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게 됐다"면서 "사안을 축소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보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성급하게 말씀드린 데 대해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이어 "지난 6일 아티스트는 현장에서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한 뒤 바로 귀가 조치 됐다"며 "당사와 아티스트 모두 향후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해당 사안이 종결된 것으로 잘못 인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복무요원 슈가, 근무 시간 외 사고 별도 처벌은 '없음'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
그룹 방탄소년단(BTS) 슈가빅히트뮤직 제공
 
사회복무요원과 관련한 추가 처벌도 언급됐습니다. 슈가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병역 의무 중이기에 관련해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병무청은 8일 "해당 사회복무요원은 근무시간 이후에 개인적으로 음주 상태에서 운전, 경찰에 적발돼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에 따라 처벌될 예정"이라고만 밝혔습니다. 근무시간이 아니라 별도의 조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또한 병무청은 사회복무요원 복무 관리 규정 제8조 3항에 나온 '품위 유지' 등의 규정은 근무 시간 중에 업무와 연관성이 있을 때만 적용한다며 슈가 음주 운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빅히트뮤직 측은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기간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킨 데 대해 아티스트와 회사 모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실망하셨을 팬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향후 경찰의 추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며, 조사 결과를 겸허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PM 사고, 경각심 갖는 계기가 돼야
 
 거리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학생들. 안전 헬멧도 없이 두 명씩 타고 있다.
거리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학생들. 안전 헬멧도 없이 두 명씩 타고 있다.임병도
 
하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따로 있습니다. 슈가가 술을 마시고 개인형 이동장치(PM)를 탔다는 것입니다. 만약 혼자가 아닌 차량 또는 사람과 부딪쳤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앞서 속도에 따라 전동스쿠터 또는 전동 킥보드로 분류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일부 전동 킥보드의 경우 수입이나 판매 시에는 25km로 제한을 걸고도 사용자가 최고 속도 제한 장치를 해제해서 타는 경우도 있습니다. 설사 시속 25km 이하 전동 킥보드라도 차체에 비해 바퀴가 작다 보니 도로 파임, 단차 등 작은 충격에도 전도되기 쉽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줄 별도의 안전장치가 없어 사고 발생 시 매우 위험합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지난해(2023년) 개인형 이동장치(PM)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2389건으로 24명이 사망하고, 2622명이 다쳤습니다. 특히 사망자의 경우 공작물 충돌이나 전도, 도로 이탈 등 단독사고로 발생한 사망자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습니다.

아울러 전동 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PM) 음주로 인한 사고도 2022년 390건에서 2023년 410건으로 증가하면서 두 바퀴 교통수단의 교통사고 및 음주 운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슈가가 탄 것이 전동 킥보드냐 전동 스쿠터냐는 논쟁보다 술을 마시고 탔다는 자체가 본질입니다. 큰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BTS 슈가 방탄소년단 음주운전 전동킥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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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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