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콜라이트 장면 갈무리
디즈니플러스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은하 제국 수립 100년 전, 수백 년간 평화를 유지한 제다이 기사단과 은하 공화국. 하지만 제다이 마스터 '인다라'(캐리앤 모스)를 순식간에 죽인 암살자가 등장하면서 평화는 곧장 깨지고 만다. 제다이 마스터 '솔'(이정재)의 제자였던 파다완 '오샤'(아만들라 스텐버그)가 암살자라는 증거가 나온 것. 이에 솔은 제자 '제키'(다프네 킨), 제다이 기사 '요드'(찰리 바넷)와 함께 직접 오샤를 찾아 범행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돌입한다.
어렵지 않게 오샤의 신원을 확보한 솔. 그러나 그는 또 다른 제다이 마스터 '톨빈'(딘찰스 채프먼)도 살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진짜 암살자는 오샤가 아님을 깨닫는다. 솔은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오샤의 쌍둥이 자매 '메이'의 소재를 찾아 나서고, 그 과정에서 오샤와 메이 쌍둥이를 조종하는 흑막, '낯선 자'(매니 자신토)의 존재와 음모를 깨닫는다.
어설픈 온고지신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루카스필름 인수 후 <스타워즈> 시리즈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따뜻하게 되새기면 새로운 것을 안다)' 중 특히 '신(新)'에 초점을 맞춘 듯 보인다. 시리즈의 상징인 제다이, 광선검, 스카이워커 가문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제다이도 아니고 포스도 못 다루는 평범한 이들이 주인공인 <안도르>가 대표적이다. <오비완 케노비>나 <아소카>처럼 제다이가 등장한 작품에서도 시리즈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정재가 제다이 마스터 '솔'로 캐스팅되어 화제를 모은 디즈니플러스(디즈니+)의 8부작 드라마 <애콜라이트>도 마찬가지다. 프리퀄 시리즈 이전 시간대를 배경으로 삼아 세계관을 확장했다. 외견상으로는 제다이 대 시스라는 익숙한 구도를 답습했지만, 새로운 캐릭터를 통해 절대 선과 악이었던 제다이와 시스를 새롭게 해석했다. 작품 외적으로도 눈에 띄는 변화가 보인다. 동양인과 흑인 배우를 주연으로 등장시키며 변화의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애콜라이트>의 시도는 반쪽짜리다. '스타워즈스럽지 않은' 요소를 적극적으로 도입했지만, 정작 가장 흥미로운 순간은 '스타워즈다운'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이 괴리의 중심에는 흥미로운 장르, 소재와 주제를 선택하고도 이를 풀어낼 역량이 없음을 증명한 어설픈 서사와 캐릭터가 위치한다.
서스펜스도, 반전도 없는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