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강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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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야구> 4번타자 이대호가 617일만에 사직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29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 시즌3 제92회는 종합 11차전이자 11연승에 도전하는 최강 몬스터즈 대 롯데 자이언츠 2군의 맞대결로 꾸며졌다(지난 6월 16일 녹화). 지난주 인하대와의 피말리는 역전, 재역전 승부 끝에 10연승을 달성한 몬스터즈로선 또 하나의 장벽을 만났다.

​2군이라곤 하지만 엄연히 프로 선수들인 롯데 2군은 그동안 만났던 고교, 대학팀과는 전혀 다른 전력을 갖춘 터라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올해 세번째 직관 경기이자 프로팀과의 역대 다섯번째 시합으로 준비된 롯데 2군과의 매치업은 많은 의미를 갖고 있다. ​몬스터즈 선수 상당수(이대호, 송승준, 김문호, 장원삼, 국해성)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를 누볐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의 4번타자'에겐 남다른 의미를 이번 직관 경기가 선사했다. 눈물의 은퇴 경기 후 617일만에 사직구장을 찾아온 팬들 앞에 몬스터즈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대호 vs 롯데... 상상 못했던 매치업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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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는 지난 2001년 프로 입단 이래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줄곳 롯데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이어나갔다. 비록 1군 선수단은 아니지만 패기로 똘똘 뭉친 젊은 2군 후배들과의 경기를 통한 롯데와의 조우는 뭔가 가슴 뭉클한 감정을 안겨주기도 한다. 

​눈물의 은퇴식 후 처음 사직구장을 찾아왔다는 그를 위해 <최강야구> 역시 뜻깊은 이벤트를 마련했다.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시구자로 연예인 대신 이대호가 마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 것. 과거 경남고 시절 에이스 투수였고 은퇴 경기 당시에도 잠깐 투수로 등판해 화제를 모았던 그는 2만여 관중이 운집한 직관 경기에서도 날카로운 제구력을 선보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상대팀으로 만난 롯데 퓨쳐스 2군팀(감독 김용희)은 특성상 1군에 비해 야구팬들에게 알려진 선수들은 거의 없지만 1군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유망주들을 중심으로 패기있게 대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입단한 신인 투수 박준우, 그리고 <최강야구> 출신 정현수 등을 앞세워 경기 초반 우위를 점하는 등 흥미진진한 승부로 이끌어 갔다. 

신윤후 3타점 역전 적시타... 위기 맞은 몬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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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이대호가 드디어 타석에 들어섰다.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이대호는 롯데 선발 투수 박준우를 상대로 여전히 날카로운 방망이를 휘둘렀고 좌전 안타로 화려한 복귀 신고를 알렸다. 비록 이날만큼은 상대팀으로 만났지만 1루를 중심으로 구장을 채운 롯데의 열성팬들은 이대호에게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3회초 박준우의 제구력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몬스터즈였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자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3회말 정대선의 내야안타 출루에 이은 서동욱 좌전안타, 이선우 우전안타로 1사 만루를 만든 롯데 타선은 후속 타자의 내야 땅볼로 인해 동점 연결에 실패하는 듯 했다. 

​하지만 1군 통산 186경기 출전 경력의 우익수 신윤후가 해결사로 등장했다. 볼카운트 1-2 몰린 상황에서 가운데 높게 들어온 밋밋한 변화구를 그대로 받아쳐 좌중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친 것이다.  

단숨에 3대1로 경기를 뒤집은 롯데 2군팀은 야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응원에 제대로 보답했다. 4회초 임상우의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한 몬스터즈의 2대3 열세 속 진행된 이날의 방송은 양팀의 치열한 타격전을 예고했다.

다시 찾은 사직구장... 울컥한 조선의 4번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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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이대호였을 것이다.  은퇴 후 2년 만에 상대팀 타자로 귀환한 그의 사직구장 등장은 롯데 팬뿐만 아니라 많은 야구팬에게도 벅찬 감동을 줬다. 경기 전 자신을 보기 위해 운동장 밖에서 오랜 시간 기다렸던 롯데 팬들을 만난 이대호조차 "솔직히 울컥했다" 라고 말할 만큼 묘한 느낌을 받았다.

실제 야구에선 결코 이뤄질 수 없었던 매치업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성사되면서 그저 야구 게임에서나 가능할 법한 대결이 펼쳐진 것이다. 평소 관중 없는 2군 훈련장에서 쓸쓸히 시합을 치뤄온 롯데 2군 선수단 또한 팬들의 환호 속에 좋은 경기력으로 화답했다.  

초반 분위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이내 현장 상황에 적응한 롯데는 화려한 경력을 지닌 프로 중심 몬스터즈를 오히려 압도하면서 이날의 승부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이번 방송을 지켜본 어느 시청자는 "이대호의, 이대호를 위한, 이대호에 의한 경기"라고 평하기도 했다. 상대팀 타자가 안타를 쳤는데도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는 홈팀 관중들의 모습은 <최강야구>였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시구자이자 4번타자로 시작부터 강한 인상을 심어준 이대호의 존재 만으로 승부 이상의 가치를 선사했다.  

이대호가 자신의 타격 보호대에 새겨진 "그리웠습니다. 롯데팬들, 그리고 사직"이란 문구에 제대로 부응하면서 야구가 만들 수 있는 최상의 감동이 양팀의 경기를 통해 마련됐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립니다.
최강야구 이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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