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방송 화면
채널A
"금쪽이가 왜 이렇게 슬픈지 알겠습니다. 왜 이렇게 불안한지 알겠습니다." (오은영)
금쪽이는 어릴 적 사진을 보며 아빠를 그리워했는데, 할머니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신은 아빠가 없어서 불쌍하다는 말을 했다. 내막을 알고보니, 금쪽이의 아빠는 3개월 전 교통사고 세상을 떠났다. 아빠는 출퇴근시 오토바이를 이용했는데, 신호 대기 중에 뒤에 있던 레미콘 차량이 추돌해 현장에서 사망했던 것이다. 가족들은 아직 아빠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엄마와 납골당을 찾은 금쪽이는 영정 속 아빠 사진을 바라보며 아빠와 다시 만날 날을 기대했다. 그리움에 간절한 금쪽이의 모습에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눈시울이 붉어진 오은영은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경험했을 때 충분히 슬퍼해야 일상으로 돌아올 힘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그만큼 애도 반응이 중요한데, 금쪽이네 가족들은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가졌을까.
엄마는 애들을 챙기느라 부러 밝게 지냈다고 털어 놓았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아빠를 잃은 상실감과 분노, 허탈감은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어른들의 대화 중 아빠의 사고 얘기를 어렴풋이 들었을 거라며, 어리지만 세상이 두려웠을 것이라 짐작했다. 신호를 지키던 중에 닥친 불의의 사고는 '규칙을 지키는 건 잘못된 걸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을지도 몰랐다.
한편, 금쪽이는 남자 인형을 보면 거부감을 보이며 줄행랑을 쳤다. 긴 머리를 달아주면 그제서야 안심했다. 같은 인형인데 성별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이유과 관련해 오은영은 장례식 과정이 아이에게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눈물바다가 된 장례 분위기가 4세 금쪽이에겐 버거웠을 텐데, 검은 상복을 입은 남성들이 우는 모습이 무섭게 남아있을 개연성이 있었다.
그렇다면 아직 어린 자녀를 부모의 장례식에 데려가는 게 맞을까. 오은영은 아이들은 어려서 섬세한 슬픔을 느낄 수는 없지만, 자식의 도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슬픔을 숨기고 살아가는 가족들이었다. 마치 없었던 일처럼 대화 자체를 피하고 있었는데,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하는 게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이라.
"상실에 따른 슬픔의 감정은 부모가 표현을 해야 아이도 감정을 배우고 표현합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비극의 무거움을 아이도 느끼고 있는데, 어른들이 아닌 척 행동하면 금쪽이 입장에서 모호한 불안감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모호함이 가장 두려운 법이다. 그러면서 오은영은 '오히려 더 많이 울고, 더 많이 얘기하며 서로 위로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또, 금쪽이가 일상 속에서 아빠를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게 해주라고 당부했다.
하얀 도화지에 금쪽이가 그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