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하니 '푸른 산호초' 커버 무대
어도어
가수가 특정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커버곡을 부르면 항상 따라다니는 논쟁이 있다. '원곡보다 나은가?'
얼마 전 뉴진스의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靑い珊瑚礁)'만큼은 그런 논쟁조차 의미가 없어 보인다. 하니는 무대에서 그 자체로 빛났을 뿐 아니라 원곡 가수 마츠다 세이코의 명성 또한 더 빛나게 해 주었다.
하니가 부른 푸른 산호초 커버곡 영상이 연일 화제다. 푸른 산호초는 일본의 전설적인 아이돌 가수 마츠다 세이코가 1980년에 발표해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곡이다. 지난달 뉴진스의 일본 팬미팅 무대에서 하니는 마린룩으로 등장해 이 한 곡의 노래로 일본 팬들을 매료시켜 버렸다.
뉴진스 멤버 모두 다 활약이 대단했지만, 단연 돋보인 건 하니의 단독 무대였다. 폭발적인 반응은 유튜브와 각종 숏폼 영상들로 만들어져 국내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영상 속에서 느껴지는 일본 팬들의 함성과 반응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외국의 어린 아이돌 가수가, 그것도 무려 40년 전에 자국의 레전드 아이돌이 불렀던 노래를 재현해 줬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듯하다.
개인적으로 하니의 커버 영상을 접하기 전에는 마츠다 세이코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아마 J-POP을 관심 있게 듣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나와 같았을 테다.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 영상에 뜨길래 '푸른 산호초' 원곡을 접할 수 있었고, 몇 건의 기사를 읽으며 그녀의 위상이 일본 내에서 어느 정도인지 짐작 가능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콘이자 지금까지도 꾸준한 활동으로 사랑을 받아온 가수였다.
하니의 커버 영상과 세이코의 원곡 영상을 모두 보고 나니 일본 팬들이 왜 그렇게 열광할 수밖에 없었는지 조금 더 이해하게 됐다. 하니가 보여준 무대는 뭐랄까, 뉴진스를 좋아하는 기존의 일본 팬들 뿐 아니라 과거 마츠다 세이코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무대였다. 아마도 이날 공연에서 팬들이 받은 가장 큰 선물이 바로 이 노래이지 않았을까.
그만큼 마츠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는 일본인들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녀가 그 곡을 발표했던 1980년대 초반은 일본 역사상 황금기를 구가하던 때다. 폭발적인 경제 성장으로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졌고, 세계에서 일본의 위상은 미국을 위협할 정도였다. 당시의 분위기를 이 노래에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푸른 산호초는 일본이 버블을 맞기 이전, 전성기 때의 상징과도 같은 노래라 할 수 있겠다.
커버 그 이상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