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의 한 장면
채널A
오은영은 장애 아동의 가족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특히 손위 형제에게 장애가 있는 경우 비장애인 동생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고 언급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의지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금쪽이가 누나를 좋아하고 이해하려 노력하겠지만, 어린 나이인 만큼 힘든 건 당연하리라. 오은영은 누나의 어려움과 금쪽이의 공격성에 연관성이 있으리라 짐작했다.
어린이집에 간 금쪽이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수업을 방해했다.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떨어져 있더니 갑자기 고양이 소리를 내고 네 발로 기어다녔다. 고양이처럼 행동하는 금쪽이를 친구들은 쓰다듬어줬다. 엄마는 누나가 많이 했던 행동이라 밝혔다. 오은영은 '후천적 자폐'는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반응성 애착장애(후천적인 양육 환경의 결핍)'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동물 흉내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은영은 친구들에게 관심받기 위한 행동이라며, 엄마가 누나의 동물 흉내를 예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오히려 그보다는 엎드려 있고 무기력한 모습이 '소아 우울증'이 염려됐다. 오은영은 어린 금쪽이에게 가족은 세상이 전부이기에 금쪽이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알아서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금쪽이는 뜨거운 계란찜을 당연한 듯 스스로 떠먹어야 하고, 잘 놀던 누나가 짜증을 부려도 잘 돌봐줘야 했다. 엄마는 누나의 어려움이 안타까워 상황 판단이 흐려져 있었다. 침착하게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금쪽이를 타박하기 바빴다. 만 6세에게 무조건적인 책임을 강요했다. '부모화된 아이' 금쪽이는 누나 돌봄에 붙잡혀 있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놀랍고 충격적이에요." (오은영)
엄마가 잠시 외출한 후, 공포에 질린 듯 울고 있는 금쪽이의 모습이 포착됐다. 원본 영상을 먼저 본 오은영은 일부 장면만 시청자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누나는 자고 있던 금쪽이의 몸과 뺨을 때리고 내동댕이쳤다. 금쪽이는 소통이 어려운 누나에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폭력은 갈수록 심해졌다. 누나는 도망가는 금쪽이를 쫓아갔다. 그 뒤의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너무나 충격적인 상황에 스튜디오의 MC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금쪽이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도망쳐 나간 후 울먹이며 도움을 호소했다. 마침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누가 문을 열어놨는지 묻더니 집 정리를 할 뿐이었다. 누나가 괴롭혔다고 울며 하소연하는 금쪽이에게 아무런 반응도 해주지 않았다. 금쪽이가 느꼈을 두려움과 실망감, 허탈함이 안타까웠다.
"냉정하게 말하면 아동 학대에 들어가요." (오은영)
오은영은 금쪽이가 마치 맹수들이 있는 정글에 무방비 상태로 던져진 것 같다며 위급한 현장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상황과 유사하다고 비유했다. 전후맥락을 알고나니 금쪽이에게는 험한 욕설만이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면 공격적 행동이 맞지만, 감정적으로 공포스럽고 불안정한 상태에서 구조 신호를 보낸 거라 이해됐다.
엄마가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금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