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FC 스트리밍파이터('스밍파')가 연장전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난적 FC 탑걸을 골든골로 꺾고 SBS 컵대회 4강에 올랐다. 지난 29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2회 SBS컵대회 6강 두 번째 경기 스밍파 대 탑걸의 대결에서 스밍파는 앙예원의 동점골, 심으뜸의 프리킥 골든골에 힘입어 2대 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스밍파는 구척장신에 이어 두 번째로 컵대회 4강에 오르면서 우승 트로피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챌린지리그 강등을 딛고 슈퍼리그 진출에 성공한 기세를 모아 내친 김에 컵대회 우승까지 노렸던 탑걸은 후반 체력 저하로 아쉽게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편 이번 SBS 컵대회 4강 남은 두 자리는 다음주 진행되는 월드클라쓰 대 불나방 경기의 승자, 그리고 6강 패배팀 중 다득점을 올린 한 팀이 차지해 준결승전을 치르게 된다.  

흥미로운 '최진철 매치' 성사​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탑걸과 스밍파는 공교롭게도 모두 최진철 감독이 지도해온 팀이면서 동시에 함께 성장을 거듭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먼저 탑걸은 창단 때부터 무려 다섯 시즌 동안 호흡을 맞췄고 슈퍼리그 우승과 재진출을 함께 이뤄낸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스밍파 역시 초대 감독으로 만난 최진철 감독의 지도력에 힘입어 챌린지리그 1위에 올라 슈퍼리그 진출에 성공하는 등 팀의 기틀을 착실하게 만들어 온 바 있다. 이렇다보니 낳은 정 vs. 기른 정의 대결이라는 묘한 경기가 이번 컵대회를 통해 성사되었다.  

팁걸 최진철 감독은 그라운드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각자의 영역을 책임지는 프로축구 방식의 훈련법으로 이번 4강전 스밍파의 공격에 대비하고 나섰다. 반면 스밍파 이을용 감독은 심으뜸과 앙예원 콤비를 앞세워 빠른 스피드와 힘으로 탑걸의 수비벽을 뚫는 데 주력했다. 

연장 혈투... 심으뜸 프리킥이 가른 승패​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전반전 0대 0으로 우열을 정하지 못했던 두 팀의 승부는 후반 들어 선제골을 넣은 탑걸이 먼저 주도권을 장악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 다영이 상대 빈틈을 노린 슛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1대 0으로 앞서 나갔다. 스밍파의 파상공세 속에서도 골키퍼 태미가 여러 차례 신들린 선방으로 차단하면서 승리에 가까워지는 듯했다. ​

하지만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한 스밍파의 공격을 쉴 틈 없이 막다보니 대부분의 탑걸 선수들은 근육 경련 등으로 인해 점차 어려움에 직면했다. 위험 지역 안에서의 잦은 범실로 실점 위기를 맞이한 탑걸은 결국 고비를 넘지 못했다. 후반 8분 무렵 앙예원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팅이 1대 1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두 팀의 승부는 연장전 골든골로 정해질 수밖에 없었다. 탑걸은 여러 차례 김보경의 예리한 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는 등 좀처럼 골 운이 따르지 않았고 연장 3분 무렵 주장 채리나의 핸드볼 파울로 프리킥 위기를 초래했다. 거의 페널티킥과 다름 없는 지역에서 심으뜸은 이를 놓치지 않고 구석으로 차 넣으면서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성장의 모범 사례' 만든 최진철 감독+탑걸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이번 대회를 끝으로 모든 팀의 감독이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최진철 감독과 탑걸 역시 이번 패배와 더불어 서로에게 작별을 고하게 되었다. '성장'이라는 관점에서 최 감독과 탑걸은 가장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면서 시청자들로부터 든든한 응원을 받아왔다.  

처음 팀이 만들어졌을 때만 하더라도 탑걸은 패스와 드리블, 체력 모든 측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지만 이후 경기를 거듭할수록 기량 향상, 탄탄한 조직력을 갖추면서 각 리그 마다 돌풍을 일으켰다. 챌린지리그를 뛰어 넘어 슈퍼리그 우승까지 차지했고 이후 챌린지리그로 강등된 팀을 다시 한번 슈퍼리그로 올려 놓을 만큼 감독과 팀은 마치 한몸처럼 착 달라붙어 매번 좋은 경기를 완성했다.  

​이랬던 탑걸과 최진철 감독으로선 6강전 패배로 인한 이별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인자함과 카리스마를 겸비한 모습으로 경기를 이끌었던 최 감독도 이날 만큼은 선수들 못잖게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경기 한 경기 여러분들과 조금 더 하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그의 바람은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었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멋진 호흡은 <골때녀> 시청자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각인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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