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상의 친구: 이프> 스틸컷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태어나 처음으로 만들어 낸 상상의 친구를 '이프(Imaginary Friends)'로 정의하며 상상력을 자극한다.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 혼자여도 외롭지 않았던 온기가 모두 이프와 함께였던 순간이었다고 일깨워 준다. 시간이 지나 더 이상 이프가 필요 없을 나이가 되어도 보이지 않을 뿐 언제라도 소환되길 기대하는 존재라고 말이다.
영화 속에서 그들은 냄새, 촉감, 소리 등 다양한 감각으로 일깨워진다. 크루아상의 버터 냄새를 맡았을 때, 위로받던 음악을 오랜만에 들었을 때, 행복했던 기억이 가득한 물건을 만졌을 때 우리의 기억에서 되살아난다. 그래서일까. 자연스럽게 영화가 끝나면 괜히 수호천사를 떠올려 보게 된다. 힘들고 지칠 때, 아무 조건 없이 여전히 사랑해 줄 수 있는 존재,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존재, 약한 모습 보여도 실수해도 괜찮다며 푸근한 온기로 안아줄 것만 같다.
어른들을 위한 처방전 같다. 마음 한구석에서 응원하고 있는 가장 친한 첫 번째 친구를 선물받은 기분이다. 누구에게나 있었지만 이제는 희미해진 유년 시절을 소환해 향수를 자극한다. 두렵고 슬픈 감정도 있어야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것처럼 우리 안의 다양한 마음을 상상력으로 채워보길 촉구한다.
부모와 자식의 입장 모두 이입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비의 엄마는 늘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라며 상상력을 키우라고 했다. 이 말은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야기를 짓는다는 건 나 자신을 솔직히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에 성숙한 자아를 만드는 데 도움 된다. 엄마 없는 세상에서도 딸의 삶이 계속되길 바라는 부모의 간절함이 전해지는 순간이다.
소년미 간직한 츤데레 아저씨의 매력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커플이자 실제 부부인 '존 크래신스키'와 '에밀리 블런트'의 마법이 이번에도 통했다. 삶에 지친 어른들을 제대로 위로한다. 배우 출신 감독 존 크래신스키가 7년 전부터 떠올린 상상의 친구라는 소재와 오랫동안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던 꿈이 만나 이룬 성과다. 아이와 함께 보면 더할 나위 없을 가족영화다.
특히 '라이언 레이놀즈'는 전성기 '로빈 윌리엄스'를 떠올리게 한다. 결말 부 '칼'의 정체가 밝혀지면 참아왔던 눈물을 터트리는 대체불가 존재다. 장난기 가득한 능청스러운 히어로 데드풀의 이미지와 소년미를 간직한 매력을 무한 발산한다. 비를 연기한 케일리 플레밍과 케미까지도 완벽하다.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과 비슷한 상황을 맞은 이프들이 존 크래신스키를 만나 생명을 얻었다. <토이 스토리>, <인사이드 아웃>, <몬스터 주식회사>,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등이 떠오르는 사랑스러운 이프들의 향연이다. 누구의 목소리인지 맞춰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스티브 카렐, 조지 클루니, 브래들리 쿠퍼, 맷 데이먼, 에밀리 블런트, 아콰피나, 에밀리 블런트, 샘 록웰, 블레이크 라이블리 등 할리우드 스타가 총출동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귀여운 이프들의 행동과 말투가 미소짓게 한다.
쿠키 영상까지 알차다. 누가 누구의 이프인지 알게 되는 재회 장면으로 두 배의 감동을 선사한다. 엔딩크래디트가 다 올라간 후 테디베어 '루이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루이스 고셋 주니어'의 추모 장면이 한 번 더 있으니 놓치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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