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JTBC
 
최강 몬스터즈가 장충고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13일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선 몬스터즈 대 장충고의 2차전이 펼쳐졌다. 지난주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며 드라마 같은 승부를 연출했기에 이번 2차전 역시 예측불허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15대1, 7회 콜드게임. 

​1차전에 이어 몬스터즈 타선은 장충고 투수진을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특히 5회초 공격에선 무려 타순이 한바퀴 돌면서 15타자 5안타 7사사구를 기록해 10득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타선의 든든한 지원 속에 287일 만의 선발 등판에 임한 투수 유희관은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2시즌만에 1승을 챙기는 기쁨을 만끽했다.

​뒤이어 올라온 송승준과 신재영이 각각 1이닝씩 소화하며 1실점, 최종 스코어 15대 1로 경기를 마무리한 몬스터즈는 이로써 올해 1월 방영된 단국대전 포함 올시즌 3전 3승 무패의 고공행진을 이어 나갔다. 한편 <최강야구>는 다음주 전통의 대학 야구 명문팀 고려대와 올해 첫번째 직관경기(지난 4월 21일 촬영)를 치르게 된다.

스피드건도 측정 불가, 유희관의 변함없는 초저속 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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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단연 유희관이다. 2022년 <최강야구> 시즌1 출범 당시만 해도 그는 70이닝 이상 소화하는 등 1군 프로선수 못지않은 기량으로 몬스터즈를 승리로 이끌었다. 그러나 어깨 통증 등으로 인해 유희관은 지난해엔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불과 1년 사이 팀 내 위상이 급락하고 말았다.

2023시즌 고작 4이닝만 던졌을 만큼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았던 터라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KBO MVP 니퍼트까지 합류하다 보니 유희관의 존재 가치는 더욱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찌보면 유희관으로선 이번 등판에 본인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상대팀은 자신의 모교 장충고 후배들이다. 그들을 상대로 선배로서의 체면을 지키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선공개된 영상에서 그는 스피드건조차 측정하지 못할 만큼 초저속 커브, 이른바 아리랑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 몬스터즈 및 장충고 선수단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5회초 10득점... 콜드 게임 대승으로 지킨 자존심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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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정근우의 몸 맞는 공 출루에 이은 도루, 이대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만든 몬스터즈는 3회초 2사 만루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대로 장충고에게 경기 흐름을 빼앗기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냈지만 선발 유희관이 초저속 커브로 장충고 타선을 잠재웠다. 이어 5회초 몬스터즈 타선이 무려 10점을 얻으며 콜드 게임 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수현의 내야안타를 시작으로, 연속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박재욱의 적시타로 득점의 물꼬를 튼 몬스터즈는 상대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에 힘입어 4연속 사사구 출루로 가볍게 후속 점수를 마련했다. 뒤이어 박용택-이대호 등 간판 타자들이 적시타를 치면서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반면 장충고는 활발한 공격을 펼쳤던 전날과 다르게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한 데다 연이은 병살타로 공격의 맥이 끊어지고 말았다. 특히 계측 기록 87km/h라는 유희관의 느린 커브볼에 좀처럼 대응하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즌1 MVP의 화려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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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지난해 가장 마음 고생이 심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시즌1 MVP선정되었던 그의 위상은 불과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어깨 문제로 인해 거의 경기에 나서지 못한 속사정이 있었지만, 늘 경기장 밖 벤치에서 예능용 입담만을 담당하는 모습에 일부 시청자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모교 장충고 후배들을 상대한 유희관은 시즌1 및 과거 두산 시절 팀의 주축 선발 투수로 맹활약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느린 볼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던 '투수 유희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대호(3타수 3안타 4타점 5출루)와 함께 경기 MVP로 선정된 유희관은 "제가 지난해 가장 많이 부끄러움을 느꼈던 건 시즌2 마지막 경기 때였다"라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는 "굳이 저를 시합에 안 내보내도 되는데 (감독님이) 아웃카운트 하나 남았는데 저를 내보냈을 때 말은 하지 않으셨지만 저를 생각하고 계셨구나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때의 김성근 감독 결정이 본인에겐 <최강야구> 시즌3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자극제가 되었으리라. 지난 1년 동안의 절치부심은 결국 512일 만의 승리투수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최강야구 유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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