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2, 3> <서울의 봄> <파묘> 같은 천만 영화가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침체에 빠진 극장가는 황금기 시절에 비하면 여전히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2023년 여름 성수기에도 200억 내외의 제작비가 투입된 4편의 대작 한국영화가 개봉했지만 <밀수>와 <콘크리트 유토피아>만 손익분기점을 넘겼을 뿐 설경구, 도경수 주연의 <더 문>과 하정우, 주지훈 주연의 <비공식작전>은 손익분기점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사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극장가, 특히 휴가철이나 명절, 크리스마스 같은 성수기에는 흥행을 이끌어가는 한두 편의 대작영화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흥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는 대작영화가 개봉하면 그만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나고 대작영화의 예매나 현장구매에 실패한 관객들이 함께 상영하는 다른 영화를 선택해 관람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여름 극장가를 지배한 영화는 1761만 관객으로 역대 한국영화 최다관객 기록을 세운 김한민 감독의 <명량>이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하지만 겁도 없이(?) <명량>보다 일주일 늦게 개봉해 과감하게 맞대결을 선택했던 이 영화 역시 전국 86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명량>이 주도했던 '여름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손예진과 김남길이 주연을 맡았던 이석훈 감독의 해양 어드벤처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