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년. 솔직하게 말하면, 기억은 절반 성공, 진실은 실패라고 평가하고 싶다. 지금도 우리는 참사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 진실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보낸 나날들은 오히려 행복했다. 우리는 함께였고 끝까지 하면 희생자들에게 했던 최소한의 약속은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고 들어선, 촛불-세월호 대통령을 자처하던 문재인 정부 5년은 통탄 그 자체다. 그때 혹자는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급한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리고 세월호 진상 규명은 반드시 할 테니까 믿어봐'라고. 미심쩍었지만 크게 문 전 대통령을 탓하지는 않았다. 정말 미세하게 작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