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금쪽이의 폭력성 때문에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를 찾았던 엄마는 문제의 본질이 본인의 '과도한 절약'에 있다는 오은영 박사의 지적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엄마의 자린고비는 이미 습관을 넘어 삶에 고착화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잘 알고 있었던 오은영은 아예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았다. 문제의 파악과 이해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화장실 물조차 내리지 않는 지나친 절약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엄마는 자신이 가족들을 지나치게 간섭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또, 아이들에게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존엄조차 보장해 주지 못한 것에 자책했다. 오은영과의 만남을 통해 변화를 다짐한 엄마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다시 스튜디오에 나온 그는 솔루션 도중 아들의 폭력이 더 심해지고 갈등이 잦아졌다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과도한 절약 문제가 해결되고 나니 이전에는 가려져 있던 다양한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과연 금쪽이네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엄마는 가족 모두에게 지나친 절약에 대해 사과를 하며 변화를 약속했다. 그 이후 집 안의 모든 불이 밝혀졌다. 금쪽이는 온 방의 불을 켜며 행복해했다. 엄마는 다짐의 글귀를 집 안 곳곳에 붙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하지만 성격처럼 인이 박힌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리 없었다. 아이들은 흐르는 물에 샤워를 하고, 욕조에 물을 가득 채워 거품 샤워에 나섰다. 귀가 후 그 모습을 목격한 엄마는 얼음이 되고 말았다. 약속을 되새기며 이내 돌아섰으나 불안한 듯 욕실 근처를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빨리 나오라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노력은 인정할 만 했으나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엄마는 임종 체험을 하며 "내가 쓸데없는 것에 애를 쓰고 살았"다는 걸 깨닫고, 자신을 위한 소비로 화장품을 구입하기도 했다. 또, 금쪽 형제에게 정기적인 용돈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엄마의 강박 증상은 순간순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문구점에 들른 금쪽 형제는 용돈으로 물건을 사기로 했다. 동생이 샤프를 사려하자 엄마는 즉각 개입해 샤프심만 사라고 강요했다. 

용돈 쓰는 법을 배우는 시간인데, 엄마는 절약을 위한 간섭에 나선 것이다. 자녀에게 용돈을 주는 이유는 소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돈의 가치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엄마는 돈을 알뜰하게 쓰는 것에 몰두에 경제 개념을 가르치는 건 뒷전이었다. 당장 필요한 생활용품을 추천하며 강박 행동을 이어갔다. 당연히 자녀와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다. 

사소한 문제를 대형 사건으로 만드는 엄마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엄마는 갑자기 둘째의 용돈 검사를 하며 간섭을 시작했고, 샤프 대신 연필을 쓰라고 권유했다. 샤프를 샀던 게 마음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더니 용돈을 낭비했다며 소리를 치고, 둘째의 용돈을 압수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졌다. 엄마는 돈을 손에 움켜쥐고 아이를 밀쳐냈다. "네 거 아니야, 내 돈이야." 엄마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자녀와 다투기 시작했다. 

보드카페에 간 엄마와 금쪽 형제는 게임을 시작해보지도 못한 채 갈등을 빚었다. 공평하게 벨을 가운데 놓자는 금쪽이와 동생 쪽으로 옮겨 놓으려는 엄마의 신경전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그 어떤 설명이나 설득도 없다보니 감정만 상할 뿐이었다. 결국 금쪽이는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쏟았다. 엄마는 아빠가 더 좋다는 금쪽이의 말에 빈정이 상해 금쪽이를 내버려 두고 귀가해버렸다. 

오은영은 어떤 가정에서나 겪는 사소한 문제를 대형 사건으로 만들어 버린 엄마를 지적했다. 아이를 통제하는 방법으로 용돈을 압수한 것은 과도한 통제이고, 아이의 입장에서는 억울함과 부당함, 치사함을 느끼게 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 아무리 기분이 나쁘더라도 아이를 두고 집으로 가버리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 꼬집었다. 금쪽이 입장에서는 버림받았다고 느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는 갈등 해결에서도 서툰 모습을 보였다. 제작진의 차량을 타고 돌아온 금쪽이를 잡아놓고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대화를 회피하는 금쪽이에게 비난을 쏟아냈다. '이기적인 것 같다', '말을 제대로 못한다'며 일방적으로 혼을 냈고, 예전 일을 꺼내며 쌓아뒀던 불만을 얘기했다. 급기야 "인연을 끊고 살까? 내일 당장 이 집에서 나갈래?"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오은영은 자신을 거부하는 아이를 걱정하기보다 괘씸한 마음을 극단적인 말로 표현하는 엄마의 급발진에 깜짝 놀란 듯했다. 이런 양육 태도를 유지한다면 '혼란형 불안정 애착'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금쪽이는 엄마를 향한 울분을 마음 속 깊이 지니고 있었고, 일상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오은영은 '소아 우울증'을 언급하며 우려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모자 관계는 당장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드디어 나온 금쪽 처방은 '모자 완충 프로젝트'였다. 오은영은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 어려움을 미처 보지 못했던 과거를 인식하고, 아이의 필요를 확인하고 엄마 자신을 잘 알아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속마음 젠가'를 통해 거리를 좁혀보려 시도했지만, 금쪽이는 좀처럼 엄마에게 다가오려 하지 않았다. 좀더 전향적인 변화가 요구됐다.

엄마는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에 돌입했다. 스튜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 엄마의 표정은 항상 잔뜩 찌푸려져 있었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했다. 다음 날, 아이들과 보드게임을 하는 엄마는 아빠의 지시에 따라 '아바타'가 되어 애교 많고 정겨운 엄마가 됐다. 금쪽이는 처음에는 갑자기 바뀌어서 엄마가 아닌 것 같다며 무서운 반응을 보였지만, 점차 엄마의 노력을 받아줬다.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엄마와 금쪽이의 거리를 확 줄이는 계기가 된 건 금쪽이의 어린 시절 사진과 영상이었다. 엄마는 미안한 마음에 눈물을 훔쳤고, 그 모습을 본 금쪽이는 슬며시 엄마에게 안겼다.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신 오지 않을 '지금'을 꼭 붙잡았다. 또, 가구 만들기, 수영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며 왜곡되어 있던 애착 관계를 형성해 나갔다.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기로 용기를 낸 금쪽이네의 변화를 응원한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채널A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금쪽같은내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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