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걸스 온 파이어'(Girls On Fire)에 프로듀서로 합류한 선우정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당시의 경험은 다양한 이들과의 작업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선우정아는 "비슷한 성향의 음악 하는 사람들, 혹은 나를 좋아해주고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작업할 때 나오는 내 모습이 있다. 그 신선함을 좋아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창작'은 너무 재밌고 살아가는 힘이 되는 무언가"라고 설명했다.
물론 그에게도 주춤거리며 고민한 시간은 있었다. 선우정아는 "다양한 음악을 해왔고, 할 수 있는데 '도망가자'에 갇힐 까 무서웠던 시기가 있었다. 한 곡의 영향력이 너무 커져서 발라드 가수로 정체성이 굳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 그랬다"며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뿐이다. 한 가지로 내 모습을 규정할 필요가 없더라. 여러 종류의 내 모습을 내 속도에 맞춰 하나씩 펼쳐 보이면 되겠다 싶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선우정아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받아들였다. 자신의 재능을 의심하고 시험하기보다 자신이 지닌 것들에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려는 태도였다.
"음악을 한다는 것에 '어떤 사명감'이 있어요. 5~6살 때부터 흥얼거리며 쉽게 콧노래를 불렀는데 다행히도 음악에 재능이 있었어요. 그렇게 내 재능을 알게 됐는데, 마침 그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이를 즐겁게 봐주는 사람들도 생겼죠. 그래서 제 음악을 듣고 즐기는 이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요. 나만을 위한 음악을 하기보다 이들에게 일종의 '예의'를 갖추며 음악을 하려해요. 스스로에게 막 관대한 편은 아닌데, 내가 나를 봐도 잘 할 때도 있거든요. 그럴 땐 또 스스로를 인정하며 '잘했다는'걸 받아들이고요."
인터뷰 내내 그는 자주 '책임감'을 언급했다. 그가 생각하는 '아티스트'는 "반드시 책임감을 갖고 창작하며, 최선을 다해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일어나 염증에 좋은 차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고 유산균을 먹고 스트레칭을 하는 것, 여러 종류의 채소를 손질해두고 올리브유를 듬뿍 넣어 찜으로 조리해 먹는 것, 모두 그의 음악을 위한 자산이자 재산인 목과 몸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기 위해서다.
그는 "내 몸은 내 악기다. 몸이 망가지면 악기의 질과 색이 달라지는 것"이라며 "내가 만든 노래를 소화 못하는 날이 무섭고, 음역이 좁아지게 될까 두러운 마음도 있다. 몸을 악착같이 챙기는 건 결국 내 음악을 위해서"라고 부연했다.
그에게는 단단해진 몸으로 나서고 싶은 무대도 있다. 선우정아는 "내 안에서 무언가 명확해 졌을 때 좀 더 넓은 시장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넓은 시장이란, 한국 너머다.
"예전에는 한국보다 해외에서 제 음악이 인기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워낙 독특하다, 새롭다는 평도 많이 들어서 스스로 한국씬에서 잘 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몇 번 해외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보고서야 알았죠. 막연하게 도전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걸요. 내 정체성을 찾은 후 나를 온전히 던져서 아예 다른 사람이 되어 넓은 시장에 도전하고 싶어요."
오는 6월 선우정아는 호주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초대 받아 무대 위에 선다. 주최 측은 선우정아를 'K- 인디(Indie)' 부분으로 초청했다. K-pop이 아니라 의외라고 하자 그는 "섭외하는 분들이 정확히 대중음악씬과 인디씬 반반이다.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올해 정규 앨범을 발매 예정이라는 선우정아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분명히 있다. 차곡차곡 준비했던 이야기, 음악을 잘 풀어내고 싶다. 공연도 하고 싶다"며 신중하지만 확실한 태도로 그만의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올해도 자신답게 내걸을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