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정치 저관여층'이었다('무관심층'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그래도 투표권이 생긴 이후 투표에 불참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당시 촛불집회에 참석했었지만 이는 내가 뽑은 첫 번째 대통령이 1년여 만에 쫓겨난다는 사실에 대한 분노 때문이었다.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에도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갔지만 당시엔 역사의 현장에 있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사태와 촛불집회, 탄핵사태를 통해 정권이 교체되는 과정을 겪었고 이제 어느 자리에 가도 '아재'로 불리는 게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도 점점 커졌다. 여전히 정치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더욱 많지만 이제는 시사프로그램을 즐겨 보고 응원하는 정치인도 생겼을 뿐 아니라 선거철이 되면 마치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선거 과정들을 스포츠 경기 보듯 흥미롭게 즐긴다.
오는 10일이면 제22대 총선이 열린다. 이번 총선에서도 주요 정치인들의 탈당과 창당과정, 그리고 각 당의 공천과 선거운동 과정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선거가 가까워오면서 189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오마이TV'의 시청시간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선거과정을 지켜보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장면도 적지 않은데 선거과정의 '페어플레이'를 포기한 듯한 몇몇 후보들에게 지난 2022년에 개봉했던 영화 <킹메이커>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