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최화정 씨의 하차를 앞두고 '최파타 사진관'을 꾸민 SBS 파워FM의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인 '최화정의 파워타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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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화정의 파워타임'은 SBS 파워FM이 개국한 다음날인 1996년 11월 15일 방송을 시작한 이래 만 2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 자리를 지켜왔던 방송이었다. SBS 라디오가 MBC, KBS, CBS 등 기라성같은 라디오 방송국에 이은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1등 라디오'가 되기까지의 세월을 지켰던 이정표이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든, SBS 파워FM을 즐겨듣던 많은 애청자들에게 충격인 소식이었다. 아무리 하차 소식을 빠르게, 진중하게 전한다 한들 청취자들은 '내 시간을 지키던 루틴'이 사라진다는 충격으로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런 '떠나는 프로그램'으로 인해 청취자들이 갖는 상처를 깊지 않게 한 제작진의 배려도 돋보였다.
우선 방송 마지막 2주는 28년의 방송을 되돌아보는 콘셉트인 '최파타 패밀리 위크'로 꾸며졌다. '최화정의 파워타임'에 자주 출연하곤 했던 배우와 가수들이 출연했고,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너들도 부활시켰다.
2010년대 '최화정의 파워타임'의 매일 사연 소개 코너로 진행되었던 '나이스 초이의 파워블로그'가 오래간만에 청취자들을 찾았고, 육중완밴드 멤버의 입담으로 재미를 주었던 '장미쌀롱', 연애 고민을 해결해주는 코너인 '목동연애연구소', 쇼호스트 동지현과 이민웅씨가 출연해 케미를 뽐내던 '공유 라디오 좋아유'가 돌아와 청취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화정의 파워타임'이 보낸 역사를 알 수 있게끔 기획한 프로젝트도 빛났다. 종영 소식이 알려진 이후 공식 홈페이지에는 '최파타 사진관' 코너가 마련됐다. 1996년부터 지금까지 최화정씨가 출연자와 촬영한 사진, 라디오 부스 안에서의 모습 등은 청취자들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긴 시간 동안 사랑받았던 프로그램의 상징과 같았던 코너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오랫동안 만났던 프로그램의 추억을 되살리는 방식으로 '최파타'는 이별을 아쉬워하는 청취자의 마음을 헤아려줬다. 이별에 최선은 없다지만, 아쉬움이 덜 남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한 달 남짓, 긴 이별 시간 나눴던 '아침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