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저녁 열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정기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출된 이동하 프로듀서가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성하훈
22일 저녁 서울 중구구민회관에서 열린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약칭 PGK) 정기총회 분위기는 뜨거웠다. 대표와 부대표, 운영위원을 선출한 이날 총회는 단수 후보자들이 입후보해 경선 없이 찬반투표 새 집행부를 선출했다. 자칫 미지근할 수 있었던 총회였으나 후보자들이 열띤 정책 발표를 펼치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총회에 참석한 프로듀서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열정적인 출사표는 전례가 없었다",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할 만큼 대표단의 정책 발표가 인상적이었다"며 신임 대표단이 제시한 방향성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총회에서는 신임 대표에 <부산행> 등을 제작한 이동하 PD(영화사 레드피터 대표)가 선출했다. 부대표에는 <69세> <세기말의 사랑>의 박관수 PD(기린제작사 대표)와 티빙 시리즈 <LTNS>를 제작한 안은미(바른손스튜디오 대표)가 각각 선출됐다. 지난 6년간 PGK를 안정적으로 이끈 최정화 프로듀서의 뒤를 이어갈 책임을 맡게 된 것이다.
OTT 문제 법제화 해야
이날 PGK 총회가 주목된 것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제협)과 함께 한국영화산업을 주도하며 현장 프로듀서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는 제작자 단체로서 영화계 주요 현안 해결을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영화 유통에 있어 홀드백 기간 엄수'와 '극장과 배급사 간의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극장 티켓 객단가 문제', '관람료 인상 및 영화산업 독과점 문제'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신임 이동하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영화 시장에 대한 적극적 대응 차원에서 현재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객단가를 포함한 티켓 가격의 투명화 문제, 영화 유통에 있어 홀드백 기간 엄수, IP 권리확보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올바른 시장을 형성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한 "법제가 구축되지 않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제작사와의 수익 분배와 공정한 산업시스템이 악화하는 현실에서 극장과 OTT의 관계정립, OTT의 공정한 수익 분배, 극장과 OTT를 막론하고 일정 기간 후에 제작사가 사업권을 회수하는 이슈 등에 대한 합의와 법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임 PGK 대표와 부대표들 모두 넷플릭스 등 국내외 OTT 시리즈 제작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OTT 시장에서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기 위해 PGK와 OTT 업체 간 힘겨루기에 들어가려는 모양새다.
PGK 대표단은 제협을 비롯한 범 영화인들과 연대를 모색해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영화계에서는 윤석열 정권이 올해 영진위 지원사업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지역영화 죽이기와 교묘한 블랙리스트 재가동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영화발전기금을 없애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영화계의 대응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임기가 끝났거나 곧 끝나는 영화기관 임원에 낙하산 인물들이 거론되면서 대정부 투쟁과 정치적 현안에 대한 연대 필요성에는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PGK의 연대 방안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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