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FC 탑걸이 슈퍼리그 승격에 성공했다.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제4회 슈퍼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탑걸은 FC 구척장신에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탑걸은 지난해 6월 28일 제3회 슈퍼리그 승강 PO 패배로 강등된 후 약 8개월여 만에 승격에 성공했다.  

탑걸은 2021년 하반기 신생팀으로 <골때녀>에 참여한 이래 리그전, 슈퍼리그 승격 및 우승, 강등, 챌린지리그 2위 등 파란만장한 행보를 이어갔다.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때 지도했던 최진철 감독과 재회한 후 SBS컵 대회와 제4회 챌린지리그를 거치면서 전열을 재정비한 탑걸은 다음 시즌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반면 슈퍼리그 단골 4강팀이었던 구척장신은 5-6위전 승리의 기쁨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창단 1105일 만에 챌린지리그 강등이라는 충격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운재 vs 김영광...국대 출신 골키퍼 대리전 양상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지난주 구척장신이 신입 골키퍼 요요의 맹활약으로 귀중한 1승을 따내면서 골키퍼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부각됐다. K리그 레전드 GK 김영광의 속성 과외가 도움이 된 듯했다.   

경기 경험 부족, 규칙 숙지 미흡 등의 실수가 있다보니 결정적인 실점을 허용하곤 했는데 이를 보완하고자 탑걸 최진철 감독 역시 깜짝 코치를 한명 섭외했다. 바로 2002년 월드컵 4강의 주역이자 최감독의 후배 이운재(전 전북현대 코치)를 초빙한 것이다.  ​

마치 이번 시합은 이운재 vs 김영광이라는 선후배 명 키퍼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요요 못잖은 운동 능력자(태권도)라는 점에서 태미 역시 기량 업그레이드가 기대됐고, 실제로 승강 PO에서 톡톡히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구척장신의 유효슈팅을 대부분 막아내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김보경-채리나 연속골...짜릿한 역전승​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PO에서 탑걸의 초반 움직임은 좋지 못했다. 백업 멤버 공민지가 해외 일정 때문에 자리를 비우면서 교체선수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전반 3분만에 수비수 유빈의 백패스 미스를 가로챈 구척장신 허경희에게 선제골까지 내줫다.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탑걸이 아니었다. 전반 7분 무렵 유빈의 예리한 킥인을 구척장신 문전으로 침투하던 김보경이 짧게 끊어 치면서 순식간에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의 균형이 맞춰지자 탑걸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그리고 후반 2분 무렵 놀라운 슈팅이 두 팀의 명암을 가르고 말았다. 중앙선 부근 부터 단독 드리블로 치고 나가던 탑걸 채리나가 기습적인 오른발 슛으로 역전 결승골을 만들어 낸 것.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기에 구척장신으로선 전혀 대비할 수 없었고 뼈아픈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이후 구척장신의 날카로운 슈팅이 이어졌지만 그때마다 GK 태미의 선방이 이어졌고 결국 탑걸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수적 열세 극복한 투지...자존심 지킨 승리​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1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슈퍼리그에 있다가 우승까지 했던 팀이 내려가서...이 팀을 올려야겠다" (최진철 감독)
"(승격)해드리고 싶었어요. 저희를 위해서도, 뿐만 아니라 감독님을 위해서..." (주장 채리나)​


탑걸은 <골때녀> 방영 이래 가장 빠른 성장과 추락을 동시에 경험한 몇 안 되는 팀이었다. 계단식 성장을 이루면서 슈퍼리그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곧바로 강등, 하부리그팀으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당시 우승의 주역이었던 최 감독으로선 이 팀을 다시 살려야 한다는 일종의 의무감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최 감독은 그렇게 재회한 탑걸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비록 타팀 대비 화려한 기량의 신입 멤버 보강이 이뤄진 건 아니었지만 주공격수 김보경, 최고참 채리나를 중심으로 한 끈한 조직력이 원동력이 됐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급성장한 GK 태미의 호수비는 하차 멤버 아유미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종종 체력적 열세를 경험했던 채리나는 PO에서 한참 어린 후배들을 따돌릴 만큼 빼어난 기량을 발휘했다.  ​

밑바닥과 최고의 자리를 모두 경험해본 탑걸. 전후반 20분을 교체 선수없이 전원 풀타임으로 뛰어야 했지만 지도자에 대한 믿음, 상대팀을 뛰어넘는 탑걸만의 투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승리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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