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 LTNS > 포스터
티빙 < LTNS > 포스터티빙
 
OTT의 발달이 콘텐츠 시장에 준 선물이라고 한다면 다양성을 먼저 뽑을 수 있을 것이다. 확실한 창구를 제공하며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산파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성(性)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저력이 돋보인다. 넷플릭스 <성+인물>, 웨이브 <유 레이즈 미 업> 등 성에 있어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된 < LTNS >는 성과 관련된 OTT 오리지널 시리즈의 대표작이 될 만한 가능성을 초반부터 보여주며 주목을 받고 있다. <아메리칸 파이> <팬티 속의 개미> 등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섹스 코미디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 드라마는 독특한 설정으로 흥미를 자극한다. 섹스리스에 빠진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 협박에 나서며 그들의 망가진 관계를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번 작품을 통해 3번째로 호흡을 맞추게 된 이솜과 안재홍은 각각 우진과 사무엘 역을 맡아 현실 부부 케미를 보여준다. 한창 불이 붙던 시기를 지나 7년을 함께 한 이들은 자식도, 돈도, 섹스도 없는 건조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부부도 연인도 아닌 친남매처럼 서로가 느껴지다 보니 상대를 눈앞에 두고도 스스로 성욕을 해결하는 단계에 이르러 버렸다. 우진의 주도하에 이들 부부는 관계와 함께 생활의 변화도 추구하게 된다.
 
 티빙 < LTNS >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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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궁핍함을 해결하기 위해 불륜 현장을 잡아 협박해 돈을 벌고자 한다. 호텔직원인 우진이 대상을 물색하고, 택시기사인 사무엘이 현장을 찾는 임무를 담당하며 이들 부부는 불륜커플 협박 콤비로 변신한다. <꿈팔이 부부 사기단> <뻔뻔한 딕 & 제인> 등 부부 범죄를 소재로 내세운 작품들처럼 두 주인공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부여한 설정은 바로 섹스리스이다.
 
부부 사이의 애정은 삶에서의 열정과 연결되어 있다. 불륜 현장을 잡아내는 일을 하면서 우진과 사무엘은 함께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두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열정 그리고 애정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다'라는 속담처럼 불륜 현장을 잡다 사막 같이 황폐화 된 애정전선에 오아시스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피카레스크는 웃음과 통쾌함을 살리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표면적으로는 협박범이지만 불륜 커플이 범죄대상이라는 점은 발칙한 재미를 주는 요소다. 순수해 보이는 얼굴 뒤로 범죄를 설계하는 앙큼한 우진과 그 명령에 따라 어설프게 움직이는 겁 많은 사무엘을 통해 캐릭터의 재미 역시 톡톡히 뽑아낸다. 더해서 불륜이 범죄가 아니게 된 현실에 대리만족을 주는 쾌감도 자아낸다.
 
 <LTNS>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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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수위 높은 웃음은 섹스 코미디의 장르적인 만족도를 채워준다. 유튜브 쇼츠를 통한 흥행을 기대하게 만들 만큼 야한 웃음으로 무장한 포인트를 다수 보여준다. 예고편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사랑이 두 개일 수 있지만 세 개일 수는 없다는 불륜남의 개똥철학부터 남편 친구가 상간남일 때, 아내가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는 이유 등등 고자극 19금 유머가 주는 매력이 쏠쏠하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건 부부의 관계변화와 따뜻한 감동을 주었던 두 감독의 존재에 있다. 목표지향적이고 공격적인 성향으로 보이는 우진은 약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그녀가 나쁘게 살기로 결심한 그 다짐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무엘의 경우 순해 보이는 외형과 달리 내면이 분노로 가득 차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캐릭터다.
 
공동 연출과 각본을 맡은 <소공녀>의 전고운과 <윤희에게>의 임대형 감독은 극적인 완성도와 독보적인 감성을 통한 여운으로 호평을 자아낸 주인공들이다. 각자 그해 최고의 다양성 영화를 선보인 두 사람이 뭉친 만큼 성적인 유머에만 치중한 저급한 섹스 코미디로 빠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을 보여준다. 그간 성인 코미디에 있어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괄목한 만한 성과를 낸 만큼 그 마무리가 기대되는 시리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LTNS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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