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3> 탈락자들이 마지막회에서 임재범 심사위원과 함께 특별무대를 보여주고 있다.
JTBC
JTBC 예능 프로그램 <싱어게인3-무명가수전>(아래 <싱어게인3>)이 긴 여정을 끝마쳤다. 홍이삭이 우승을, 소수빈이 준우승을, 이젤(EJel)이 3위를 차지했다. 이변은 없었다. 시청률 7.3%(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라는 꽤 높은 수치로 끝을 맺었지만, 어쩐지 뒷맛이 씁쓸하다. '다시 부른다'는 뜻의 <싱어게인>. 실력은 있지만 기회가 없어 주목받지 못한 가수들을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착한 오디션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싱어게인>이었는데 시즌을 거듭할수록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왜 그럴까.
<싱어게인3>는 방송 초반부터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파이널에만 반영되는 시스템이었지만, 팬들은 앞다퉈 자신이 응원하는 가수를 위해 투표를 했다. 결과에 반영되는 정도가 작다 해도 과정이 공정하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서 공정 문제가 대두되는 건, 이번 참가자 중에 이미 팬덤을 갖고 있는 가수가 여럿 포함됐기 때문이다. 수백 명이든 수천 명이든, 이미 팬덤이 형성된 가수라면 이런 투표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방송 중간에 팬덤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경우는 긍정적인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미 팬덤이 있는 경우는 참가 자격을 주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 팬덤이 있다 해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떨어져 가수 본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입지가 명확하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슈가맨' 조도 있는 상황에서 이런 가수들의 출연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심사 과정을 거쳐야 공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지만,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심사위원 평가 동률 상황, 그때마다 나온 잡음들
<싱어게인>은 시즌1부터 8명의 심사위원을 고집하고 있다. 주니어와 시니어 심사위원으로 나뉘어 무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점수제가 아닌 이상 1대 1 대결 구도에서 짝수제는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운이 좋아 피해 갔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고스란히 그 문제점을 드러냈다. 유독 4대 4 동률이 자주 발생해 추가 논의 과정을 거쳐야 했고 그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최고의 무대를 하고도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
특히 시청률을 의식해 초반부터 심한 경쟁 구도로 몰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1대 1 대결이 주를 이루는 오디션에서 이런 구도가 반복되면,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다 보는 입장에서도 피로도가 쌓인다. 무대를 잘하고도 떨어지거나, 좋은 무대를 보여주지 못했는데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참가자가 직접 한 선택이라 할지라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결과에 납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방송시간 관계상 심사위원들의 논의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담아낼 수 없는 건 인정한다. 하지만 편집된 화면만으로 결과를 이해해야 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납득이 쉬이 가지 않는다.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문제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차라리 심사위원의 수를 늘리던가, 시청자나 방청객의 의견을 반영한다면 좋겠지만, <싱어게인>은 시즌3이 될 때까지 해결책을 찾지 않았다. 그중 몇몇은 추가 합격으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었지만, 마음이 상한 팬들과 가수를 위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개인적인 취향 드러내는 심사위원들, 공정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