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밤에 피는 꽃> 포스터
MBC
아름다운 미모에 사서삼경도 줄줄 외고, 말도 잘 타고 활도 백발백중이다. 이는 바로 박연우를 소개하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가 조선 최고의 원녀가 되다니. 연우는 손재주가 남달랐다. 그녀가 만든 의복과 자수는 이른바 한양의 '핫 트렌드'가 되었다. 하지만 '삼종지도'(결혼하기 전에는 아버지를, 결혼해서는 남편을, 남편이 죽으면 자식을 따라야 한다)가 여성에게 허락된 유일한 삶이었던 조선 시대에 연우의 '재주'는 허락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기가 하고픈 걸 하기 위해 담을 넘었고, 결혼을 거부하여 기꺼이 원녀가 되었다.
결국 결혼식을 올린 첫날밤, 서방님이 눈 앞에서 죽어버리고 연우는 청상과부가 된다. 드라마는 담을 타넘는 것으로는 아쉽다 여겼는지 조선이라는 시대적 한계 속에 갇힌 연우의 활약을 위해 시간을 뛰어넘는 '자구지책'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간다.
자청하여 원녀가 되고자 했던 연우 외에도 연우같은 이들이 또 있었단다. 심지어 그녀들이 결혼을 하지 않아 하늘이 노해 가뭄이 든다고 조정에서 갑론을박까지 하니, 결국 나랏님은 자신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해 원녀 구제에 나선다. 여기에 장안에 능력자로 소문난 '중매쟁이'가 등장한다. 바로 방물장수 여주댁이다.
그런데 진짜 여주댁은 따로 있었다. 사실 잘 나가는 중매쟁이로 활약하는 여주댁은 그녀를 이름을 빌린 좌상댁 둘째 며느리 정순덕이었다. 그녀 역시 혼인한 지 반 년 만에 남편을 떠나보내고 청상의 답답한 삶 대신 현란한 화장 기술과 타고난 눈썰미에 감으로 '중매의 신'이 되었다. 이 일을 위해 그녀는 날마다 탐을 타넘는다.
<밤에 피는 꽃>의 조여화는 담을 넘는 것에서 한 술 더 떠서 날라다닌다. 일찍이 걸출한 무장이었던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그녀는 1화에서 나오듯이 상단의 왈짜들 패거리조차 일당백으로 물리치는 무예를 선보인다. 그리고 그 무예를 '쌀이 없는 자에게 쌀을, 약이 없는 자에게 약을' 나누며 도성 안 '전설의 미담'으로 신출귀몰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