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워야 할 연말 축제가 각종 잡음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그 주인공은 <2023 SBS 가요대전>이다. 지난 25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가요대전>은 올 한 해를 화려하게 빛낸 케이팝 주인공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그런데 현장 안팎에선 입장권 대량 사기, 위조 사건을 비롯해서 출연자의 무대 추락, 어수선한 화면 처리 및 음향 오류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생방송 실수는 종종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지만 유독 <SBS 가요대전>에 질책이 쏟아졌다.

도대체 <2023 SBS 가요대전>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입장권 대량 사기 사건 발생​
 
 각종 SNS, 커뮤니티 등에서 소개된 SBS 가요대전 입장권.  좌측 사진이 가짜 입장권
각종 SNS, 커뮤니티 등에서 소개된 SBS 가요대전 입장권. 좌측 사진이 가짜 입장권인터넷커뮤니티

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입장권은 가로 형태(오른쪽 이미지)로 제작되었지만 세로 형태의 가짜 입장권(왼쪽 이미지)을 소지한 팬들이 적지 않았다. 이로 인해 행사장 주변에서 실랑이가 곳곳에서 벌어져, 경찰까지 출동했다.

뿐만 아니라 개최 며칠 전부터 입장권 판매 대행사들이 잠적했다는 피해 호소도 끊이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이벤트에 응모해서 입장권을 얻게 된 팬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당초 '플로어석'이라고 알려졌던 좌석을 구매했는데 막상 공연장에선 제일 뒤쪽인 4층에 배정된 것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전체 1만여 석 가운데 국내 K팝 팬들이 앉을 수 있는 좌석은 소량이었고, 대부분은 외국인 팬을 위한 표였다. 사전 이벤트 응모에 당첨되면 무료로 표를 받을 수 있었지만, 국내 팬을 위한 표 자체가 적었기 때문에 암표 거래가 횡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SNS나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 등에는 <SBS 가요대전> 입장권이 수십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NCT 텐 무대 추락 사고... 또 안전 불감증​
 
 <2023 SBS 가요대전>의 한 장면
<2023 SBS 가요대전>의 한 장면SBS
 
안전 사고도 발생했다. 이번에는 NCT 멤버 텐이 피해를 입었다. NCT U의 '배기진스' 공연을 위해 무대에서 이동하던 도중 바닥이 뻥 뚫린 리프트 아래로 그만 떨어진 것이다. 이에 놀란 팬들이 우려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은 입지 않았다"고 텐이 직접 팬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려 팬들을 안심시켰다.

<SBS 가요대전>은 지난 2019년에도 레드벨벳 웬디의 낙상 사고로 인해 비난에 직면한 바 있었다. 비슷한 일이 4년 만에 다시 빚어지자 제작진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졌다. 출연진 안전을 위협하는 부실한 준비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2023 SBS 가요대전>의 한 장면
<2023 SBS 가요대전>의 한 장면SBS
 
현장의 풍성함을 담는 영상에서도 시청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화려한 댄스 퍼포먼스를 펼치는 순간 가수들 대신 엉뚱한 위치를 카메라에 담았기 때문이다. 새로 문을 연 대형 공연장을 방송에 소개하려다 보니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가수들의 모습은 뒷전으로 밀렸다. 

무대 위에 있는 가수가 아닌, 다른 음원 반주가 뜬금없이 등장하는 음향사고도 있었다. 스트레이키즈의 '락' 퍼포먼스 도중 갑자기 뉴진스의 'NewJeans' 음악이 흘러 나오는 황당한 일이 빚어진 것이다. 결국 스트레이키즈의 이날 공연 영상은 <SBS 가요대전> 동영상 채널에 업로드 되지도 않으면서 팬들의 2차 분노를 유발시켰다. 

내실 없는 축제... 이래선 곤란

25일 오후 SBS는 "공연 당일 현장에서 가짜 티켓이 판매된 사실을 알게 됐다.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즉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입장권 위조 및 사기 문제는 경찰 등 조사가 진행되어야 구체적인 내막이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날 <SBS 가요대전>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쓴 소리를 받아도 이상할 것 없는 행사였다. 협찬사 측의 문제로 돌렸지만 결국 행사의 주체는 방송사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리 감독 소홀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매년 진행되는 행사에서 크고 작은 안전 사고, 기술적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문제 역시 반성이 필요하다. 별 탈 없이 열리는 각종 시상식, 방송 축제들을 감안하면 <SBS 가요대전>의 문제는 근본적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가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사건사고로 얼룩지게 만든다면 그 어떤 시청자들이 이를 반갑게 즐길 수 있을까. 이래선 정말 곤란하다. 
SBS가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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