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가정에서 이런저런 많은 일에 과몰입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수십 년 지기 친구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주저리주저리 하소연하는 편이다. 친구들에게는 못할 말이 없기에 거침없이 쏟아내며 스트레스를 풀어낸다.
"착하고 여려서 그래. 상담받으러 한번 와."
친구들과의 단톡방에서 정신과에 다니는 간호사 친구에게 두어 번 들은 말이다. '귀찮아', '시간 없어' 등의 말로 대충 넘겼지만 속으로는 '내가 왜?'라는 생각으로 신속하게 상황을 넘겼다.
최근에 만난 친구도 이런저런 내 고충을 듣더니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전문가와의 상담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자기도, 아내도 우울증 약을 먹는다고 했다. 사업 때문에 스트레스 받던 친구는 약을 먹으니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한다. 사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있는 편이라 조금 의아했다.
"그런데 아내는 왜?"
"너무 여리고 착하잖아."
친구 아내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착해서 힘들고 우울한 세상이라니! 새삼 따듯했던 드라마 넷플릭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떠올랐다. 착하고 마음 여려 고통받는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위안을 선사하는 힐링 드라마다.
언제부터 착한 게 민폐가 되었을까
"다른 사람 잘못까지 다 떠안지 마세요. 조금 더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속상해요. 여긴 착한 분들만 오시는 거 같아서."
"그래서 선생님도 여기 계신가 봐요. 이곳에는 착한 사람들만 온다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