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레벨 문: 파트1 불의 아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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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 감독은 30년 전 대학 수업 과제였던 레벨 문 시놉시스를 약 20년 전부터 구체화해 대본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꿈의 공장에서는 한계가 없었다. <레벨 문>의 세계관을 형상화한 4000개의 그림을 직접 스케치했으며, 벨트 마을의 약 2만 제곱미터 규모의 부지를 CG가 아닌 실제로 제작했다. 영화를 위해 언어학자와 3가지 언어도 만들어 냈다.
때문에 잭 스나이더 감독의 팬이라면 희소식이다. 그의 작품이 한데 모여 있는 종합선물 세트라 할 만하다. 구원의 영웅서사이자 스페이스 로드무비, 레트로풍 SF 등 다채로운 장르가 섞여있다. 우주 행성이지만 농경사회에 뿌리를 둔 벨트는 목가적인 복고풍 분위기를 자아낸다. 힘을 합쳐 더욱 지켜야 할 노스텔지어로 여겨지며 스팀펑크 장르의 변주라 할 만한 요소도 눈에 띈다.
진부함과 낯섦이 공존한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사랑한 작품의 오마주가 확실하다. < 7인의 사무라이 >를 바탕으로 <스타워즈> <반지의 제왕>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약자의 연대와 강자의 대결, 아웃사이더의 반란이 중심이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변방의 인물이 모여 악의 세력에 대항하고자 한다. 선함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보편적인 주제를 바탕으로 한다. 질 게 뻔하지만 전투에 기꺼이 참가할 멤버를 모으는 과정이 파트1의 주요 에피소드다.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지만 인상적이지는 않다. 캐릭터의 전술을 짧게 소개하고 액션을 보여주는 방식이다. 캐릭터를 깊게 파고들지 않아 전반적으로 평면적이다. 또한 느린 전개와 과도한 슬로우 모션도 재미를 반감하는 요소로 지적된다. 액션은 화려하지만 단순한 서사는 피로감을 유발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