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BS <다큐멘터리K>는 지난 8월 말부터 총 10부작 '책맹 인류'를 통해 그 이유와 해결방법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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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다큐는 초등 5학년을 주목했을까? 제작진이 독서 실태 조사를 해보니(4,5,6학년 1500명 대상) 학생들 중 62%가 자발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유독 우리나라가 저조한 비율이다. 그 중에서도 읽기 흥미도를 보면, 4학년 3.12%에서, 5학년 2.95%로 5학년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책 읽기가 귀찮다는 반응도 5학년(2.49%)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4,5,6학년 695명 기준). 왜 그런걸까?
다큐는 '자율성'에 주목한다. 조사한 바에 따르면, 4학년 때 2.0이던 자율성 침해가, 5학년 2.15를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한다초등학교 4,5,6학년 497명을 대상으로 ). 중학교 1학년 준엽이네. 주말이면 평소에 학원 가느라 못하던 게임을 하느라 5,6 시간을 보낸다. 간식을 주면 게임을 멈춰 간식이라도 자주 주게 된다는 게 부모님의 설명이다. 준엽이를 검사해보니 읽기 동기도 낮을 뿐더러 책읽기를 피하고 싶어하는 과제 회피 성향을 보인다.
엄마와 함께 서점에 간 준엽이. 엄마가 준엽이가 봤으면 좋겠다고 고른 책은 <철학자는 왜 거꾸로 생각할까>이다. 그 책을 본 준엽이는 "어려워 보이는데" '철학이 뭐야"라고 묻는다. 하지만 엄마도 정작 대답을 하지 못한다.철학이 뭔지 대답할 수 없는 엄마는 중 1이면 이런 정도 책은 읽어야 도움이 될 거란다.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초등 5학년의 급격한 독서 의욕 저하의 이유 말이다. 그간 엄마는 필독 도서나, 권장 도서를 중심으로 도서관에서 빌려오거나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사줬다고 한다.
6학년 하준이네도 다르지 않다. 매일 30분씩 의무적으로 책을 읽어야 하는 하준이는 책이라도 읽어야 놀이공원에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준이는 매번 만화책만 읽는다. 그 조차도 힘겨워 보인다. 함께 서점에 간 하준이 아버지가 장르별 다양한 책을 추천하고 싶다며 고른 책은 <과학 사전>이다. '중, 고등학교에서 배울 걸 미리 읽어두면 좋다'는 게 이유다. 그런 아버지에게 하준이는 묻는다. "과학을 잘해야 해?"
다큐는 자율성과 관련한 실험도 진행한다. 6,7세의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상황이 펼쳐진다. 아이가 가지고 놀고 싶어하는 장난감이 있지만, 엄마는 엄마가 선택한 것으로 놀자고 한다. 처음에는 엄마의 뜻을 따르는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말이 노는 거지 시늉만 하는 거였다. 곧 싫증을 낸 아이는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짚어든다. 반면,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으로 놀이를 하는 아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장난감 놀이에만 해당되는 것일까? 게임을 즐기는 준엽이가 서점에서 선택한 책은 <오백년 째 열 다섯>이라는 판타지 소설이다. 표지가 재밌고, 캐릭터가 나와서 재밌다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득하게 본다. 심지어 좋아하는 책을 골라보는 게 처음이라며 신기해 한다. 하준이네도 마찬가지이다. 아버지는 하준이가 역사나 과학 책을 읽었으면 하는데 정작 하준이가 관심있는 건 소설이나 스포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