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자 수 1위이자 전 세계적 흥행을 담보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자라면 가장 선호하는 OTT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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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업이 침체했던 코로나19 사태, 오직 OTT만이 웃었다. 지난 7월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9년 5월 국내 OTT 사용자는 702만 명이었지만, 2020년부터 16.5% 증가하며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탔다. 2023년 5월 사용자는 3301만 명(중복 사용자 제외) 10명 중 6명은 OTT 앱을 설치한 셈이다. 여러 OTT 앱 중 사용자가 높은 건 넷플릭스. 이어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디즈니플러스가 추격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이용자 수의 격차다. 쿠팡플레이는 자사 와우 멤버십 회원이라면 추가 결제 없이 시청 가능한 결합 상품으로 제공되어 타 OTT에 비해 이용자 수 확보가 유리했다. 그 덕에 2위로 자리매김하였지만, 1위 넷플릭스(1198만)에 비하면 턱없는 466만 명. 약 2.5배 차이다. 3위 티빙(417만), 4위 웨이브(301만)는 넷플릭스와 3배 이상 벌어졌다.
무너진 지형도에 국내 OTT 플랫폼은 적자난에 빠졌다. 티빙은 2021년 751억, 지난해 1192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웨이브는 2021년 558억 원에서 지난해 1217억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2016년 1월 넷플릭스와 동시에 출시하며 대항마였던 왓챠는 2021년 248억 원에서 지난해 555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LG유플러스와 인수 불발 이후 다시 투자자 유치에 나선 상황이다.
결국, 일부 국내 OTT는 독자 노선을 포기했다. 티빙과 웨이브는 만년 적자를 면치 못하며 매년 합병설이 돌았다. 2020년 7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당시 MNO 사업부장)는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하기를 원한다"고 밝혔고 지난 7월에도 양 사의 합병설이 일었다. 무성한 합병 소문은 드디어 종지부를 찍었다.
지난 5일 CJ ENM과 SK스퀘어는 전날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사 및 통신사 등 주주들의 이해 관계가 얽혀 있어 실질적인 합병까지 갈 길이 멀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양해각서를 체결한 당일, 넷플릭스는 <약한 영웅> 시즌 2 제작을 발표했다. 웨이브는 합병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 제작사 쇼트케이트는 "촬영을 앞두고 양사가 처한 상황에서는 후속 시즌을 위한 협업이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다"며 충분한 사전 논의 끝에 넷플릭스로 작품을 이전하였다고 밝혔다. 시즌 1과 시즌 2가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되는 일은 국내 시장에서 이례적인 행보다. 이에 <약한 영웅> 사례가 토종 OTT 플랫폼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반영한다는 평이다.
좋은 시나리오는 모두 넷플릭스로?
"좋은 시나리오는 넷플릭스로 간다"는 업계 평처럼 구독자 수 1위이자 전 세계적 흥행을 담보한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작자라면 가장 선호하는 OTT이다. 반면, 넷플릭스가 국내 미디어를 장악한 현 상황에 대한 우려와 티빙, 웨이브의 합병이 넷플릭스 단독 질주를 제어하길 바라는 목소리도 크다. 특히 IP(콘텐츠 지적재산) 독점, 공유 계정 금지 등 넷플릭스의 행보가 사실상 OTT 업계를 장악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넷플릭스는 이달부터 계정 공유를 유료화하였고 지인 혹은 거주지가 다른 가족과 계정을 공유한 이용자들은 계정당 5천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시행 초기에는 이용자 간의 주거 관계, 생성 가능한 계정의 개수 등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었다.
사용자들은 "가족인데도 모두 떨어져서 살면 추가금을 내라는 것이냐", "공유 가능한 가구 등록하는 법이 복잡하다", "넷플릭스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책 안내 관련 콜센터 설치 및 상품 변경에 따른 올바른 고지를 촉구했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혼선을 빚었고 '한 가구에 거주해야 공유 가능하다'는 넷플릭스의 정책이 현시대의 주거 형태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홍보팀은 "넷플릭스는 회원분들의 구독료를 바탕으로 시리즈 및 영화 등의 훌륭한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재투자하고 있다"며 OTT 독점 비판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또한 IP 독점에 대해 "넷플릭스는 사전 제작을 기반으로 제작비 전액을 사전 지급하는 동시에 추가적인 보상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는 기존 업계에서 소위 '러닝 개런티'라는 형태로 작품이 성공하지 못할 경우 수익 상실은 물론 금전적 부담이 창작자들에게 직접 발생했던 환경을 뒤집는 '100% 창작자 친화적' 상생 모델"이며 "콘텐츠의 흥행에 따라 새로운 시즌 및 리메이크/속편 등 2차 저작물 제작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OTT 싸움에 이용자 등골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