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기 영화간판학교에 참여한 18명의 시민들이 완성한 광주극장 영화간판.
권지현
광주극장은 또 하나의 특별한 한 가지가 있다. 아마 이것도 전국 유일한 것이지 않을까 추측이 되는데 영화 간판을 아직도 손수 직접 그리고 있다는 것. 단관극장들이 사라지면서 그림 간판도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광주극장만은 여전히 손으로 그린 간판이다. 광주극장에 내걸리는 모든 영화 간판은 1992년부터 지금까지 박태규 화백이 담당하고 있다.
"아직도 1층에 간판실이 있어요. 거길 궁금해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박태규 화백이 지도하는 '시민영화간판학교'를 시작했어요. 지금 8기째 운영 중인데요, 이제는 입소문이 나서 모집 공고가 뜨면 하루 이틀 만에 마감이 돼요."
광주에서 '광주극장'이란 공간, 그리고 지역에서 예술영화전용영화관의 존재는 과연 어떤 것일까.
"극장은 지역 문화의 허브입니다. 사람이 모이고 문화가 만들어지고 또 확산되어 나가는 곳이에요. 예술영화전용관을 통해 다양한 영화가 소개되니 지역의 문화 다양성에 소소하게라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소중한지 생각하고 고민할 새도 없이 세상은 너무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모든 것은 '자본'의 가치에 밀려 '진짜 가치'의 가치는 쉽게 외면당하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을 지탱하고 위로하는 건, 물질적인 것이 아닌 추억과 기억과 낭만일지 모른다. 삶이 힘들 때 우리에게 진정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건 언젠가 봤던 영화 한 편이었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