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관련 이미지.
다큐멘터리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관련 이미지.엣나인필름

 
비디오 아티스트 1세대로서 백남준은 가히 입지전적 인물이다. 한국이라는 국적을 애써 내세우지 않아도, 전위적 예술가 백남준의 업적은 이미 전 세계가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런 그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가 곧 국내 관객과 만난다.
 
이 작품이 주목받는 건 백남준의 작품 세계와 그 인물을 최초 다뤘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와 함께 호흡한 당대 예술가와 그의 작품에 영향받은 후진들이 의기투합한 이유도 있다.

알려진 대로 배우 스티븐 연이 총괄 프로듀서 및 내레이션을 맡았고, 세계적 영화음악가였던 류이치 사카모토가 테마곡을 만들어 헌정했다. 두 사람 모두 백남준의 작품에 깊이 영향받거나 동시대에 활동하며 깊은 존경을 표한 이들이다.
  
 다큐멘터리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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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으로 이번 작품 연출을 맡은 어맨다 킴은 흩어져 있던 숱한 영상 자료를 모으고, 묶여 있던 저작권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 또한 백남준 작품에 깊이 매료되었던 팬이기도 했고, 미국과 유럽으로 대표되는 예술계 뿌리 깊은 유리천장에 균열을 낸 백남준을 제대로 담고 싶은 열망을 품고 있기도 했다.
 
백남준의 대표 작품 이름을 딴 영화는 여러 사진과 육성 인터뷰, 그리고 백남준의 작품들을 교차로 제시하며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이를 스티븐 연의 내레이션이 1인칭 시점으로 관통하는 식이다. 피상적으로만 알려졌던 백남준의 실체가 그와 우정을 나눈 다양한 인물을 통해 드러난다. 활동 중 생활고를 겪으면서 은퇴까지 고민했던 시점, 'tv 붓다'를 기점으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 애호가들의 마음을 흔들게 된 기점, 승승장구하며 여러 예술가들과 우정을 나누는 일화 등을 통해 사람 백남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미국 펑크 문화의 한복판에서 나름 교두보 역할을 했던 잡지 <바이스> 디렉터였던 어맨다 킴의 집념이 돋보인다. 규칙과 격식을 파괴해 온 백남준의 행보가 감독의 감각적 화면 구성과 적절하게 맞물려 환상과도 같은 인상을 전한다. 특히 휘트니 뮤지엄에 전시된 <야곱의 사다리>를 주목하는 장면에선 음악과 장면이 하나의 비디오 아트다 싶을 정도로 힘이 담겨 있다.
 
다큐멘터리 기준으로 러닝타임은 제법 길지만, 백남준 관련 미공개 영상과 자료가 대거 담겨 있는 만큼 한 예술가를 이해하기에 부족함 없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제 시대 부를 축적한 재벌가 집안의 자손이 어떻게 시대와 불화했고, 가족을 벗어나 독자적인 길을 택했는지 따라가다 보면 새삼 겸허해지고, 숭고함마저 느껴질 것이다.
 
 
한줄평: 피상적으로 알기 십상이던 백남준을 제대로 조명하다
평점: ★★★☆

 
영화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TV> 관련 정보
 
원제: Nam June Paik: Moon Is the Oldest TV
감독: 어맨다 킴
총괄 프로듀서: 스티븐 연, 스티브 장, 플로렌스 슬론, 팹 파이브 프레디, 알렉산드라 먼로 외
출연: 백남준, 스티븐 연
러닝타임: 110분
수입 및 배급: (주)엣나인필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3년 12월 6일(수)
 
 
   
백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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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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