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줌마> 포스터.?
싸이더스
3년 전 남편을 잃고 아들과 함께 사는 쉰여덟의 싱가포르 아줌마 림메이화, 그녀는 매일 아침 동네 아줌마들과 함께 K-POP에 맞춰 댄스를 추며 운동하고 K-드라마에 푹 빠져 저녁을 보낸다. 아들과 함께 한국으로 K-드라마 촬영지 패키지 투어를 가기로 했는데, 아들이 회사 면접을 본다고 갑작스레 미국을 가게 되었다. 결국 난생처음 홀로 한국 여행길에 오르는 림메이화.
별 탈 없이 안전한 패키지 여행 중 홀로 어느 아파트 단지에 낙오된 림메이화, 아파트 경비원 정수가 투박하고 서툴지만 따뜻하게 그녀를 대한다. 그녀로 하여금 여행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한편, 밥도 사주고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하룻밤 묵게 해준다. 외딴 곳에서 엉겹결에 외국 남자의 따뜻한 환대를 받는 림메이화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머물 수 없고 여행을 이어나가야 한다.
한편 여행사 선임 가이드 권우는 중국어를 잘하는 잘생기고 능글맞은 청년이지만 빚에 쫓겨 가정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 와중에 어딘가에 여행객 림메이화를 두고 왔으니 이 사실이 알려지면 해고당할 게 분명하다. 한시 빨리 찾아야 한다. 그런데 하필 그때 사채업자들이 찾아온 게 아닌가. 인생이 꼬여도 이렇게까지 꼬이나. 림메이화는 권우와 다시 조우해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역사상 첫 한국-싱가포르 합작 영화
사상 첫 한국-싱가포르 합작 영화가 우리를 찾아왔다. 허슈밍 감독의 첫 장편 영화 연출작으로 작년에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연일 매진 행렬로 꽤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1년여가 지난 후 정식 극장 개봉에 성공한 것이다. 한국어 제목이 <아줌마>로 매우 직관적인데 영어 제목도 < Ajoomma >다. 한국에서 '아줌마'라는 말이 주는 어감과 의미를 최대한 살려 드러내고자 한 제목 선택인 듯 보인.
<아줌마>를 보면 '아줌마'라는 말이 풍기는 다분히 부정적인 이미지, 뉘앙스, 분위기를 희석시키거나 없애는 데 도움이 될까? 림메이화의 변화를 지켜볼 일이다.
한편 영화는 주로 한국에서 촬영한 것 같다. 한국 드라마 촬영지 패키지 여행을 온 싱가포르 아줌마 이야기인 만큼 싱가포르가 아닌 한국이 주요 배경일 것이다. 주인공 림메이화 역의 홍휘팡만 싱가포르 배우이고 정수 역의 정동환, 권우 역의 강형석, 특별출연한 여진구 등 거의 모두가 한국 배우다. 한국을 선망하는 외국인의 시선이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자의를 펼쳐 보이며 여유의 시간을 찾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