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분의 일초> 스틸컷
(주)더쿱디스트리뷰션
공적으로는 국가대표가 되어야 하고 사적으로는 복수해야 한다. 어머니를 지켜야 한다는 자기합리화로 똘똘 뭉쳐있다. 맨발로 마루 위 우뚝 서 호면 뒤 표정을 감추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죽도 끝에 전달해야 한다. 만분의 일초. 짧은 시간 같아 보여도 용서와 화해, 승리와 패배까지 결정할 기회는 충분하다. 그 찰나를 깨는 자만이 승리하게 된다.
지나치게 감정이 들어간 오른손은 죽도를 들고 있지만 칼을 품고 있는 듯 새파랗게 날이 서 있다. 호면이란 감옥에 스스로를 가둬 두고, 죽도로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내리치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을 학대한다. 유독 힘이 들어간 오른손은 꽁꽁 얼어버린 마음처럼 쉽게 풀리지 않는다. 지나친 긴장과 떨림은 상대의 빈틈을 노리고 찔러야 할 죽도를 살상 무기로 둔갑하게도 한다. 영화는 그 과정을 교차편집해 서스펜스를 유발한다.
3주간 감옥 같은 합숙소에서 3주간 서바이벌 경쟁을 벌인다. 재우는 원수 태수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치밀어 평정심을 유지하기 버겁다. 조금만 삐끗해도 바로 합숙소를 떠나야 하는 살벌한 전쟁터는 이성보다 감정이 앞선 재우를 더욱 부추긴다. 하지만 준희(장준휘)를 이상적인 아버지로, 원상(김용석)을 보고 싶은 형처럼 따르며, 서툴지만 조금씩 관계를 배워간다.
두 배우의 상반된 매력과 시너지